팬데믹에 끌려온 2년, 이제는 운전대를 잡을 때

이상구 2021. 10. 1. 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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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깊어지면, 새벽이 가까워진 것이다.

코로나19 이후의 시대도 그렇게 올 것이다.

코로나19로 촉발된 변화 중엔 부정적인 것이 많다.

대선 후보들은 코로나 이후의 시대를 어떻게 열어갈 것인지를 주제로 선거 토론과 정책 경쟁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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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물류·택배산업 급성장, 새로운 관광 패턴, 수업 공개, 원격진료 등은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 바람직한 쪽으로 유도할 수 있는 변화다.
부산신항국제터미널.ⓒ시사IN 이명익

밤이 깊어지면, 새벽이 가까워진 것이다. 코로나19 이후의 시대도 그렇게 올 것이다. 방역 수칙을 유지하는데도 일일 확진자가 2000명 수준으로 많아진 것은, 이제 코로나19 종식이 가까워졌다는 신호일 수 있다. 국민 여론조사 결과 ‘위드 코로나(코로나 일상)’로 전환하자는 비율이 70%를 넘었다. 전문가들 중에서도 확진자 수 관리 및 역학조사를 통한 확진자 동선 추적 중심의 방역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기 시작했다. 방역 정책을 중증 환자 관리 쪽으로 수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영국 등 백신 2차 접종률이 70%를 넘은 국가들에서도 변종 바이러스의 등장으로 확진자 수가 줄지는 않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는 더 이상 강화하지 않고 있다. 덴마크·스웨덴·핀란드에서도 모임 인원 제한조치를 철회했다. 코로나19로 촉발된 변화 중엔 부정적인 것이 많다. 실직자가 증가하고, 자영업자들의 부채가 크게 늘었다. 대학생들은 2년째 동료와 교수 얼굴도 못 보고 수업하면서 비대면 동영상 강의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집 안에 방치된 초등학생들의 비만율이 급증했다. 더 어린 아이들은 마스크 때문에 부모의 입 모양을 보지 못하게 되면서 말을 느리게 배우는 것은 물론 발음에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모든 국민이 모바일 폰으로 확진자 동선을 통보받고, 예방접종 신청 및 식당 입장을 등록하는 등 ‘조지 오웰’이 경고한 감시 사회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 바람직한 쪽으로 유도할 수 있는 변화들도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는 해운·물류·택배산업을 급성장시켰다. 해외여행이 어려워지면서, ‘호캉스’와 ‘차박’ 상품이 등장하고 국내 여행객이 급증하는 새로운 관광 패턴이 만들어지고 있다. 초·중·고등학교에서 비대면 수업이 일상화되면서 교사의 수업이 공개되었다. 이에 맞춰 교사의 역할과 학습 목표, 평가 기준 등을 개선한다면 우리 교육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의 대학이라고 해서 적절한 지원과 육성 정책으로 무장한다면 ‘미네르바 스쿨(100% 온라인 강의로 수업하지만 질 높은 교육으로 유명한 대학교)’ 같은 혁신적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란 법은 없다. 코로나19로 원격진료 및 전자처방전 발행이 허용되면서 한국의 한 원격진료 앱은 누적 이용자 260만명을 돌파했다. 이런 사례를 분석·평가해서 적절한 기준을 만들면 의사들의 불안감을 없애는 동시에 소비자들의 편의성을 높이는 의료정책을 구상할 수 있을 터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인터넷 쇼핑 인프라를 갖춘 한국의 물류기업들은 영어 쇼핑몰을 추가하면 코로나와 한류를 타고 세계시장으로 나갈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자영업에서 나온 시민들을 산업 부문으로 끌어안으려면 지금까지의 비정상적 고용구조를 정상화해야 한다.

중대본에 ‘포스트 코로나 준비단’ 만들자

이처럼 고용 형태와 노동시장도 변하고, 산업구조와 소비 패턴도 달라졌으며, 육아와 학습, 여가 등 일상생활 여러 곳에 큰 변화가 생겼다. 역사를 끌고 가지 못한다면, 역사에 끌려가야 한다. 8조원을 투입한 ‘해운산업 재건계획’으로 미리 선박 200척을 발주하여 조선산업을 살린 것처럼 정부의 준비된 지원과 구체적인 육성 정책이 바람직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포스트 코로나’ 준비단을 새로 만들어 범부처 차원에서 코로나19 이후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 국회에도 특위를 만들어 상임위별로 코로나 이후 대책을 준비해야 한다. 대선 후보들은 코로나 이후의 시대를 어떻게 열어갈 것인지를 주제로 선거 토론과 정책 경쟁을 해야 한다. 코로나 대유행은 예고 없이 찾아왔지만, 코로나 이후 시대는 제대로 준비해서 맞아야 한다.

이상구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운영위원장)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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