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우승 염원 '시계' 내려놨더니..다시 연승 신바람

김민경 기자 2021. 10. 1.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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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잘하고 있다. 고개 들자."

류지현 LG 트윈스 감독은 최근 선수단이 모두 있는 SNS 단체 대화방에 부담을 내려놓자는 취지로 한마디를 남겼다.

시계 세리머니는 고(故)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이 1998년 해외 출장을 갔다가 세 번째 우승을 기원하면서 산 롤렉스 시계를 올해는 반드시 세상에 꺼내겠다는 취지로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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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트윈스 오지환이 시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다들 잘하고 있다. 고개 들자."

류지현 LG 트윈스 감독은 최근 선수단이 모두 있는 SNS 단체 대화방에 부담을 내려놓자는 취지로 한마디를 남겼다. LG 2루수 서건창은 "감독님께서 너무 선수들이 고개 숙이고 그런 것을 안쓰럽게 보신 것 같다. 고개를 들자는 메시지를 주셨다. 충분히 지금까지 잘해왔고, 잘하고 있기 때문에 고개를 들자고 하셨다"고 내용을 살짝 들려줬다.

LG는 8월까지 91경기에서 52승37패2무 승률 0.584를 기록하며 2위에 올라 있었다. 선두 kt 위즈와는 당시 1.5경기차에 불과했다. 선수들은 자연히 정상을 향한 의지를 불태웠다. 한국시리즈에 직행해야 1990년, 1994년 이후 27년 동안 기다려온 3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9월 들어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지난달 23일까지 19경기에서 6승11패2무로 리그 8위에 그쳤고, 시즌 성적은 58승48패4무를 기록해 3위로 내려앉았다. 선두 kt와는 7.5경기차까지 벌어졌고, 2위 삼성 라이온즈와도 2경기차가 났다. 류 감독이 선수들에게 힘이 될만한 메시지를 고심해 보낸 배경이다.

그래도 날로 부담감이 커지자 결국 선수들은 '시계 세리머니'를 멈췄다. 시계 세리머니는 고(故)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이 1998년 해외 출장을 갔다가 세 번째 우승을 기원하면서 산 롤렉스 시계를 올해는 반드시 세상에 꺼내겠다는 취지로 시작했다. 구 전 회장은 구단에 해당 시계를 전달할 당시 "(3번째 우승을 이끈) 한국시리즈 MVP에게 선물하겠다"고 공언했다. 지난 22년 동안 이 시계는 구단 금고에 잠들어 있었고, 선수들은 시계를 찬 손목을 가리키는 세리머니를 하며 올해는 반드시 우승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현해왔다. 팀 분위기 좋을 때는 몰랐지만, 분위기가 가라앉으니 세리머니가 오히려 부담으로 다가왔다.

세리머니는 팀 사기를 끌어 올리려고 하는 것인데, 취지에서 벗어나고 있는 세리머니를 유지할 필요는 없었다. 선수들은 최근 시계 세리머니 대신, 그날 첫 안타를 친 선수의 세리머니를 따라 하는 것으로 규칙을 바꿨다.

'시계'를 내려놨더니 승리가 따라왔다. LG는 지난달 24일 잠실 삼성전 11-3 승리를 시작으로 30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 12-4 승리까지 5경기에서 4연승(1무)을 질주했다. 시즌 성적은 62승48패5무 승률 0.564를 기록해 2위 삼성과는 0.5경기차까지 좁혔다. 선두 kt와는 4경기차로 좁히기 쉬운 거리는 아니지만, 남은 29경기에서 아직은 반등을 꿈꿀 여지가 남아 있다.

서건창은 "요즘 들어서 선수단이 편하게 조금 마음 비우고 하는 것 같다. 부담감을 내려놓으니까 좋은 분위기로 올라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시계 세리머니를 멈춘 것도) 부담을 내려놓자의 시작이었다. 시계 세리머니가 우승을 바라보고 한 건데, 너무 부담을 갖지 않았나 생각했다. 그래서 요즘에는 첫 안타를 친 선수의 세리머니를 따라 하면서 분위기를 따라가려고 하고 있다. 이기고 있어서 좋은 영향이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정해진 세리머니가 없어 이제는 첫 안타를 친 선수가 꽤 고민이 될 법하다. 서건창은 "새로운 게 계속 나오진 않는다. 순간 생각하기가 어려워서 하던 세리머니를 계속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하며 웃었다.

류 감독의 "고개를 들자"는 메시지부터 세리머니 변화까지. LG 선수단은 요즘 우승을 향한 강한 열망을 오히려 조금 비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부담을 내려놓고 한 경기 한 경기 치러 나가는 게 지금 LG가 선택한 최선의 우승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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