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 이제는 증명해야 하는 시간이다

김성원 2021. 10. 1. 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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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A조 2차전 한국과 레바논의 경기가 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벤투 감독이 경기 내용에 답답한 마음을 표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1.09.07/

[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 첫 술은 1승1무, 절반의 성공이었다. 하지만 미소보다 아쉬움이 더 진했다.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도 가야한다. 가시밭길이 아닌 꽃길을 걷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안방에선 무조건 승점 3점을 챙겨야 한다. 그러나 이라크와의 1차전에서 득점없이 비기며 첫 스텝부터 엉켰다. 레바논과의 2차전에서 1대0으로 신승했지만 뒷맛은 개운치 않았다.

또 다시 그들의 시간이다. 벤투호가 4일 소집된다. A대표팀은 7일 오후 8시 경기도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시리아와 2022년 카타월드컵 아시아최종예선 3차전을 치른다. 그리고 호적수와 만난다. 원정길에 올라 12일 오후 10시30분(한국시각) 조 1위를 다툴 것으로 예상되는 이란과 격돌한다.

더 이상 후회는 의미가 없다. 이제부터 더 냉정한 결과로 얘기해야 한다. 승점 6점이면 최상이지만, 4점도 나쁘지 않다. 그 아래면 상황은 또 달라진다.

걱정 반, 기대 반이다. 파울로 벤투 감독이 1~2차전의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선 객관적이면서도 과학적인 현실 자각이 선행돼야 한다. 간절한 위기 의식도 가져야 한다.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22 카타르월드컵 최종예선 A조 1차전 한국과 이라크의 경기가 열렸다. 양팀이 0대0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손흥민이 경기 종료 후 아쉬워하고 있다. 상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1.09.02/

그러기 위해서는 선수단 운용의 묘를 최대한 살려야 한다. 벤투호의 핵심 축은 역시 유럽파다. 그러나 뭐든지 과하면 탈이 난다. 지난달 손흥민(토트넘)이 그랬다. 손흥민은 영국 런던에서 인천까지 8845km를 날아와 단 하루 발을 맞춘 후 이라크전을 풀타임 소화했다. 그는 경기 후 "소속팀 경기를 하고 와서 이틀만에 어떻게 잠을 잘 자고 경기를 치를 수 있겠나. 힘든 부분이 있는 건 사실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힘겨워했다.

손흥민은 결국 레바논전을 앞두고 오른쪽 종아리 부상으로 이탈했다. 손흥민 뿐이 아니다. 중동에서 뛰는 남태희(알두하일)는 이라크전 후 햄스트링과 서혜부 근육 부상으로 소집 해제됐다. 황의조(보르도) 황희찬(울버햄턴) 등도 예외는 아니다. 이들 또한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욕심이 화를 부를 수 있다. 벤투 감독은 시리아와 이란, 2연전에 대비한 틀을 구축해야 한다. 더구나 이란전은 원정도 원정이지만 고지대와도 싸워야 한다

한국 A대표팀에 '통곡의 성'인 아자디스타디움은 해발 1273m에 자리잡고 있다. 강원도 치악산 정상인 비로봉의 해발이 1288m다. 비로봉에서 경기를 치른다고 생각하면 된다.

남미지역 월드컵 예선이 열리는 볼리비아의 라파스(해발 3600m), 에콰도르 키토(해발 2800m)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고지대라는 현실은 부인할 수 없다. 고지대에선 산소의 양은 비슷하지만 밀도가 낮아져 똑같이 숨을 쉬어도 산소 섭취가 힘들어진다. 혈관을 타고 운동하는 근육으로 전달되는 산소량이 평지에 비해 줄어든다. 스포츠정책과학원에 따르면 해발 1000m당 10%의 운동능력이 떨어진다고 한다. 아자디스타디움의 경우 운동능력이 약 13% 저하된다.

'두 개의 심장'을 가졌다고 할 정도로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자랑하는 박지성도 현역 시절 한계를 느낀 경기장이 바로 아자디스타디움이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지휘봉을 잡았던 허정무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이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A대표팀이 이곳에서 단 1승도 수확하지 못하고 2무5패를 기록한 것은 결코 무늬가 아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A조 2차전 한국과 레바논의 경기가 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부상으로 라인업에서 빠진 손흥민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1.09.07/

그래서 필요한 것이 벤투 감독의 지략이다. 돌아갈 길이 있다면 굳이 무리수를 둘 필요가 없다. 시리아전의 경우 홈 이점과 국내파 동기부여로 지혜롭게 헤쳐나갈 수 있다. 그리고 이란전에서 유럽파를 최대한 활용하는 선택도 나쁘지 않다.

벤투 감독은 "해외파 선수들이 어떤 상태로 합류하는지 봐야겠다. 우리는 최선의 방법으로 관리할 뿐이다. 우리에겐 성취할 목표가 있고, 다른 목표는 없다. 항상 최고의 선수로 매 경기에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최고의 선수'는 이름값이 아닌 컨디션으로 판단돼야 한다.

벤투 감독은 여전히 '물음표 지도자'로 각인돼 있다. 선택은 감독의 몫이다.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해선 더 이상의 시행착오는 통용되지 않는다. 지금은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 시간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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