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수풀 아래 작은 샘/김영랑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옥천 샛강을 따라 걷습니다.
수풀 속 맑은 샘이 있습니다.
별은 총총 빛나고 그대와 나, 샘, 셋이 향그런 이야기로 밤을 새웁니다.
오세요, 그대 옥천의 윤슬을 보여 드리지요.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수풀 아래 작은 샘/김영랑
수풀 아래 작은 샘
언제나 흰 구름 떠가는 높은 하늘만 내어다보는
수풀 속의 맑은 샘
넓은 하늘의 수만 별을 그대로 총총 가슴에 박은 샘
두레박이 쏟아져 동이 가를 깨지는 찬란한 떼별의 흩는 소리
얽혀져 잠긴 구슬 손결이
웬 별나라 휘흔들어 버리어도 맑은 샘
해도 저물녘 그대 종종걸음 훤 듯 다녀갈 뿐 샘은 외로워도
그 밤 또 그대 날과 샘과 셋이 도른도른
무슨 그런 향그런 이야기 날을 새웠나
샘은 애끈한 젊은 꿈 이제도 그저 지녔으리
이 밤 내 혼자 나려가 볼거나 나려가 볼거나
옥천 샛강을 따라 걷습니다. 강물은 가을 햇살의 천국입니다. 사라센, 비단, 카펫, 은하수, 터키식 커피, 세월, 면봉, 빗살문토기, 국경 열차, 차이 한 잔…. 윤슬 위에 반짝이는 단어들 생각하며 마음 따뜻해집니다. 영랑은 아름다운 꿈을 지닌 단어들을 사랑했지요. 좋은 꿈을 지닌 단어들이 모여 순정한 시의 마을을 이룬다 생각한 거지요. 영랑의 이 생각이 참 좋아요. 수풀 속 맑은 샘이 있습니다. 별은 총총 빛나고 그대와 나, 샘, 셋이 향그런 이야기로 밤을 새웁니다. 젊은 날의 애끈한 꿈들이 모인 은하수는 왜 이리 아련한지요. 영랑에게 이 아침 차이 한 잔 건넵니다. 오세요, 그대 옥천의 윤슬을 보여 드리지요.
곽재구 시인
▶ 밀리터리 인사이드 - 저작권자 ⓒ 서울신문사 -
Copyright © 서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짬뽕서 머리카락…장사 똑바로 하세요” CCTV에선 ‘반전’
- “유부남 사실 속이고 불륜”...현직 검사 정직 2개월
- “시즌2로 넘어갈 때”“화촌데유?”…패러디 ‘이재명 게임’ 등장
- “입술 깨물며 참아”…아이들 앞 ‘묻지마 폭행’ 당한 태권도 관장
- “중학생 아들 용돈 안 주고 알바 시켜” 논란에 김윤아 해명
- “여성 가슴에 손? 방어하느라” 성추행 부인한 프로 복서
- “제왕절개 수술 중 아기 머리가 메스에 베였습니다” [이슈픽]
- “연봉 10분의 1로 낮게”…이재영·다영 자매 그리스 진출 확정[이슈픽]
- 꽁꽁 싸맨 오징어게임 ‘술래 인형’…다시 비닐로 들어간 이유[이슈픽]
- 차량 즐비한 왕복 8차로 쌩 횡단했는데 아무도 안 다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