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우아하게 로마를 거니는 방법

노현웅 2021. 10. 1.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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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사랑하는 도시가 하나쯤 있게 마련이다.

역사와 교양 도서를 주로 펼쳐낸 출판사 '책과함께'가 새로 낸 <로마 시티> 는 전 세계 수많은 도시 가운데서도 특히 누구나 사랑할 수밖에 없는 도시 속으로 흠뻑 빠져든 책이다.

로마라는 도시에 대한 사랑은 그렇게 서구 문명사 전반에 대한 탐독으로 확장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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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콘셉트 아티스트가 들여다본
로마만의 시간과 공간
300장의 다채로운 일러스트
여행 자극하는 우아한 간접 체험

로마 시티 ROME CITY
이상록 글·그림 l 책과함께 l 2만8000원

누구나 사랑하는 도시가 하나쯤 있게 마련이다. 여행 도중 아름다운 풍광에 마음을 사로잡힌 곳이라든지, 사랑하는 이와의 추억이 있는 곳이라든지, 아니면 골목마다 어린 시절 코 묻은 기억으로 가득한 고향일 수도 있겠다. 그래서 같은 도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날 때면, 저마다 간직하고 있는 도시의 심상과 그곳에서의 추억 같은 이야기로 온종일 수다를 떨게 된다.

역사와 교양 도서를 주로 펼쳐낸 출판사 ‘책과함께’가 새로 낸 <로마 시티>는 전 세계 수많은 도시 가운데서도 특히 누구나 사랑할 수밖에 없는 도시 속으로 흠뻑 빠져든 책이다. 네이버, 넥슨 등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일러스트레이터, 아트 디렉터, 게임 콘셉트 아티스트 등으로 일해 온 지은이 이상록은 2000년대 초반 처음으로 이탈리아 로마를 여행한 뒤 점차 그 공간과 사랑에 빠졌다고 한다.

이상록 그림·책과함께 제공

더구나 로마다. 서구 문명의 근원인 헬레니즘(그리스 문화)과 헤브라이즘(기독교 문화)은 모두 로마의 토양에 뿌리를 내린 뒤 찬란한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로마라는 도시에 대한 사랑은 그렇게 서구 문명사 전반에 대한 탐독으로 확장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시각디자인 전공자로서 애초 가벼운 로마 여행 그림책을 구상했던 지은이는 그렇게 15년 만에 역사와 예술을 중심으로 해석된 580쪽에 이르는 ‘본격 로마 교양서’를 펴내게 된 것이다.

여러 차례 로마를 여행하고 관련 전문서적을 꼼꼼히 읽어낸 지은이의 내공은 만만치 않다. 특히 직접 스케치한 일러스트로 공간의 느낌을 시각화한 뒤, 거기에 담긴 이야기를 풀어내는 서술 방식은 ‘로마만의 시공간’을 생생하게 재현해 낸다. 지은이의 표현대로 “글로 적어야 구체적 형태를 갖추는 생각이 있듯, 그림으로 그려보아야만 비로소 눈에 보이는 이미지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지은이는 로마 시내 곳곳에 아무렇게나 놓인 대리석 건축물의 파편들, 별것 아니게 보이는 돌기둥과 무덤, 교회당 하나하나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일반적인 교양서적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우아한 간접 체험은 그런 노력 덕분이다.

2700년에 이르는 도시의 역사를 훑는 과정에 지은이가 가장 주목하는 순간들은 예기치 않게 역사의 물꼬가 방향을 트는 순간들과 그에 따라 좌절하고 환호하는 라이벌들의 명암이다. 카이사르와 폼페이우스, 미켈란젤로와 라파엘로, 보로미니와 베르니니 등 로마사의 주인공들과 예술의 거장들이 울고 웃었던 이야기들을 따라가다 보면, 고대 로마의 건국 신화부터 제국의 흥망성쇠, 콘스탄티누스 황제의 밀라노 칙령으로 시작된 그리스도교의 시대와 르네상스까지 유럽 문화의 맥을 꿰뚫게 된다. 더구나 그 이야기의 무대가 바로 로마 아닌가. 콜로세움과 판테온, 성 베드로 대성당과 포룸로마눔, 트레비 분수 등 도시 곳곳에 스며든 예술 작품에 대한 해설은 웬만한 미술서적을 뺨친다.

이상록 그림·책과함께 제공

무엇보다 300여장에 달하는 다채로운 일러스트는 로마의 햇볕과 토양의 질감을 충분히 되살려낸다. 이미 로마의 공기를 경험해 본 독자들에게는 향수를, 아직 로마를 경험하지 못한 독자들에게는 여행의 열망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콜로세움 스케치를 담은 엽서 한장을 책장 한쪽에 전시해 둔 기자도, 그 옆자리에 이 책을 펼쳐놓을 생각이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이상록 그림·책과함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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