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돌이 떨어지고 생각에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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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돌이 쿵!> 은 <내 모자 어디 갔을까> 로 시작하는 '모자 3부작'으로 알려진 캐나다 작가 존 클라센의 신작이다. 내> 하늘에서>
나무 한 그루가 전부인 시골길에서 방랑객인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이 '고도'를 기다리며 부질없는 대화를 나누듯, <하늘에서 돌이 쿵!> 의 주인공들도 돌을 중심에 두고 이야기를 나누지만 교감하지 못하고 어긋나기만 한다. 하늘에서>
<하늘에서 돌이 쿵!> 의 작가 클라센 역시 몇 가지 설정들을 독자들이 저마다의 시선으로 감상할 수 있게 만든다. 하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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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가지 이야기 펼쳐져
익살스럽지만 함축적인 전개
교감·소통 등 메시지 담아
하늘에서 돌이 쿵!
존 클라센 글·그림, 서남희 옮김 | 시공주니어 | 1만5000원
<하늘에서 돌이 쿵!>은 <내 모자 어디 갔을까>로 시작하는 ‘모자 3부작’으로 알려진 캐나다 작가 존 클라센의 신작이다. 모노톤의 그림과 짧은 글로 독창적 세계를 그려내는 클라센은 이번 작품에서 한층 기발해졌다.
주인공은 전작에서도 나왔던 거북이, 아르마딜로, 뱀이다. 들판에 꽃 한 송이가 피어 있고, 거북이는 그 자리가 마음에 든다며 서 있다. 아르마딜로는 “느낌이 별로 안 좋다”며 멀리 떨어진다. 거북이에게도 자리를 옮기라고 하지만 거북이는 자리를 고집한다. 뱀도 어느새 아르마딜로 옆으로 간다. 말소리가 잘 들리지 않자 거북이는 답답함을 참지 못하고 아르마딜로 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그 순간 거북이가 있던 자리에 커다란 돌이 쿵, 떨어진다. 깔릴 위기를 넘겼으나 거북이는 허세를 부린다. 돌 위에 올라갔다가 떨어져 몸이 뒤집힌 채 옴짝달싹 못하면서도 고집을 꺾지 않는다. 자신을 도와주려는 아르마딜로에게 “난 도움 같은 건 필요 없어”라고 말하고, 돌 밑에서 낮잠을 자자는 제안도 “피곤하지 않다”며 뿌리쳐놓곤 피곤한 듯 잠에 빠진다.
<하늘에서 돌이 쿵!>에 권선징악, 사필귀정 식의 메시지가 뚜렷하지는 않다. 그림과 글은 단순한데 독자마다 받아들이는 메시지가 다를 수 있다. 커다란 돌이 떨어지고 나중엔 외계인도 등장하지만 돌과 외계인이 어떤 의미인지 바로 이해되진 않는다. 익살스럽지만 난해하고 함축적이어서 생각이 많아진다. 사뮈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를 그림책으로 옮겨놓은 느낌이랄까.
나무 한 그루가 전부인 시골길에서 방랑객인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이 ‘고도’를 기다리며 부질없는 대화를 나누듯, <하늘에서 돌이 쿵!>의 주인공들도 돌을 중심에 두고 이야기를 나누지만 교감하지 못하고 어긋나기만 한다. ‘고도’를 희망으로 읽는 경우가 많지만 베케트는 ‘고도는 무엇이다’라고 단정하지 않았다. <하늘에서 돌이 쿵!>의 작가 클라센 역시 몇 가지 설정들을 독자들이 저마다의 시선으로 감상할 수 있게 만든다. 4살 이상.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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