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 흐름된 '탄소제로' 시대..국내 탄소배출권 ETF 첫 선
전세계적으로 '탄소제로'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탄소배출권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30일 상장했다. 국내에서 탄소배출권 선물에 투자하는 ETF가 출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SG(환경·책임·지배구조) 투자 수요를 충족시킬 대체투자 수단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과 NH-아문디자산운용·신한자산운용은 해외 탄소배출권선물 ETF 4종을 이날 신규 상장했다.
4종 모두 출발이 좋다. ETF 4종은 30일 상장 후 1%대의 오름세로 거래를 마쳤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유럽탄소배출권선물'과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글로벌탄소배출권선물'은 'ICE Global Carbon Futures Index(Excess Return)'를 추종한다. 총보수는 각각 0.64%, 0.5%다.
최창규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본부장은 "이번에 상장하는 KODEX 유럽탄소배출권선물 ICE ETF는 탈 탄소 정책의 출발점"이라며 "출시 준비중인 기후중립 ETF까지 ESG 정책에 부응하는 ETF 라인업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한자산운용이 내놓은 ETF 2종은 'SOL 유럽탄소배출권선물S&P(H) ETF'와 'SOL 글로벌탄소배출권선물IHS(합성) ETF'다.
SOL 유럽탄소배출권선물S&P(H) ETF는 전세계 탄소배출권의 대표 종목인 유럽 탄소배출권선물(EUA)에 투자한다. 기초지수는 S&P가 발표하는 S&P GSCI Carbon Emission Allowances (EUA) 이다.
SOL 글로벌탄소배출권선물IHS(합성) ETF는 KRBN (KraneShares Global Carbon ETF)과 동일한 기초지수인 IHS Markit Global Carbon 지수를 기초지수로 하고 있다. 국내 서학개미들이 많이 직구하는 미국에 상장된 탄소배출권 ETF '크레인셰어스 글로벌 카본 ETF(KRBN)'와 같은 지수다.
지난해 7월 미국에 첫 상장된 탄소배출권 ETF인 KRBN은 현재 운용 규모가 7억1608만 달러까지 불었다. 올 들어 수익률은 50%를 넘었으며 지난 1년 수익률은 86%에 달한다.
탄소배출 관련 정책을 주도하는 건 유럽이다. 최근 유럽은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1990년의 55%로 줄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탄소국경조정세 도입을 예고했다. 지난해 초 25유로 밑에서 거래되던 유럽 배출권 선물 가격도 최근 60유로를 넘어서며 1년 반 새 2배 넘게 올랐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운용센터장은 "세계 최대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은 유럽으로 지난해 연간 선물 시장 거래 규모가 1816억유로(약 25조5689억원)으로 성장했다"며 "지난 7월 2030년까지 유럽의 평균 탄소 배출량을 1990년 기준의 55%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입법안을 발표한 만큼 탄소배출권 수요가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탄소배출권은 주식이나 채권과 같은 전통자산과 상관관계가 낮아 자산 배분 차원에서 포트폴리오의 한 축으로 편입하기 좋다. 또 보관 비용이 없어 선물 투자에서 흔히 발생하는 '롤오버', 즉 만기 연장에 따른 비용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 외에도 기타 다른 나라나 지역으로 배출권 가격 오름세가 장기적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여러 지역의 배출권 가격에 투자하는 ETF가 긴 호흡으로 봤을 때는 괜찮은 투자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탄소중립이 글로벌 화두 떠오른 가운데 탄소배출권 ETF 외에도 탄소중립 ETF가 다음달 잇따라 상장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을 비롯해 KB·삼성·신한·NH아문디·타임폴리오 등 6개 자산운용사는 기후변화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ETF를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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