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南에 손짓하고 미국에는 선 그은 김정은

2021. 10. 1.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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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단절된 연락 통신선을 이달 초 복원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통신선 복원은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의 첫 단계로 제안한 조치다.

아직은 통신선 복원이 곧바로 남북대화로 직결될지 불투명하다.

남북 기본채널인 통신선 유지조차 종잡기 어렵다면 대화는 차치하고 신뢰구축도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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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29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5차 2일 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했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30일 보도했다. 김 총비서는 시정연설에서 금속, 화학공업 부문과 건설 부문, 대외 경제 사업 등 여러 사안을 망라해 과업을 제시했다. 또 남한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면서도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노동신문=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단절된 연락 통신선을 이달 초 복원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조 바이든 미국 정부가 제안한 ‘조건 없는 대화’는 적대시 정책의 일환이라며 거절했다.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밝히면서 북미대화에 반대한 것은 한미를 분리 대응하겠다는 의도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이런 입장을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통신선 복원은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의 첫 단계로 제안한 조치다. 이에 김 위원장이 직접 화답한 것은 환영할 일이다. 아직은 통신선 복원이 곧바로 남북대화로 직결될지 불투명하다. 김 위원장도 남북대화 가능성을 열어두되 이중기준 철회 등 선결조건을 요구했는데, 양보할 조건이 더 크다면 대화는 어렵다.

북한은 통신선을 대남 압박 수단으로 삼아 끊고 잇고 한 게 지금까지 7번이나 된다. 작년 6월 대북전단 살포를 이유로 단절된 통신선은 올해 7월 정상 간 친서교환 끝에 복구시킨 바 있다. 당시에도 남북은 관계개선의 기대감을 동시에 표했으나 불과 2주 뒤 북한은 한미연합훈련을 이유로 다시 통신선을 끊었다.

남북 기본채널인 통신선 유지조차 종잡기 어렵다면 대화는 차치하고 신뢰구축도 힘들다. 통일부의 바람처럼 이번에는 김 위원장의 공개 입장표명인 만큼 통신선의 복원과 안정적인 운영을 기대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종전선언에 김 위원장의 반응은 의외로 냉담했다. 불신과 대결의 불씨를 그대로 두고 종전선언을 한다 해도 적대 행위가 계속되고 충돌이 재발될 수 있다는 논리다. 실제로 종전선언을 위해 이 같은 문제의 해소는 필요하다. 나아가 북한도 기존 입장만 되풀이할 게 아니라 남북, 북미와 만나 대화하고 협력해야 가능한 일이다. 그런 점에서 바이든 정부의 ‘조건 없는 대화’를 적대시 정책의 연장에 불과하다며 거부한 것은 실망스럽다.

최근 북한은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도발과 대화의 혼란스러운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다. 임기 말 정부로선 대화에 기대감을 갖는 게 당연하나 평화의 징검다리를 놓는 심정으로 신중히 대응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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