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재명 측근으로 번진 대장동 의혹, 與는 특검 이어 국감까지 막아

조선일보 2021. 10. 1. 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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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오른쪽) 경기도지사가 2018년 10월 1일 유동규 경기관광공사 사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악수하는 모습. 유씨는 2014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맡아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이 추진한 대장동 개발 사업에서 기획 및 사업자 선정 등 핵심적 역할을 했다. /경기관광공사

성남 대장동 개발 사업을 주도한 성남도시개발공사 유동규 전 사장 직무대리(기획본부장)가 시행사인 화천대유와 한 몸처럼 유착됐고 금품까지 오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대장동 투자자이자 사업 계획서를 만든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과 파일 등에는 현금 뭉치가 찍힌 사진과 금품 전달 관련 대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10억원대의 현금이 성남도시개발공사 관계자들에게 전달됐다는 내용도 있다고 한다.

유 전 사장대리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측근으로 통하는 사람이다. 그런 유씨가 공직자로서 사업을 관리한 것이 아니라 아예 업자들과 한 몸 같았고 결국 8000억원이 넘는 천문학적 개발 이익이 몇몇의 손으로 들어갔다는 것이다. 녹취록에 따르면 유씨는 화천대유 대주주이자 핵심인 김만배씨 등과 호형호제 할 정도였다고 한다. 유씨가 세운 부동산 개발 업체 관계사는 화천대유 핵심인 남욱 변호사의 회사와 주소지가 같다. 사실상 동업 관계라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 그 자체로 충격적인 일이다.

유씨는 대장동 사업 설계 때 민간 업체에 너무 많은 수익이 가면 문제 된다는 실무진의 반대를 묵살하고 실무 부서까지 바꿔가며 밀어붙였다고 한다. 그 덕분에 화천대유 등은 출자금의 1153배인 4040억원의 배당 수익을 챙겼다. 또 분양 사업을 직접 맡아 4000억원 넘는 분양 수익도 올렸다. 유씨가 아니었으면 있기 힘든 일이었다.

유씨는 검찰의 자택 압수수색 때 휴대전화를 빼돌렸다. 창밖으로 던져버렸다고 했다가 다른 사정이 있다고도 했다. 검찰은 결국 찾지 못했다. 중요 증거가 사라져 버린 것이다. 그는 이달 중순 의혹이 제기된 직후에도 휴대전화 번호를 바꿨고, 언론 접촉을 피했다. 이 지사 캠프에서 일한다고 했다가 뒤늦게 부인하기도 했다. 떳떳하다면 왜 그랬겠나.

이제 의혹은 성남개발공사와 이 지사 측근으로까지 번졌다. 그런데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 지사는 화천대유 문제에 대해 제대로 해명도 하지 않은 채 야당만 비난하고 있다. 이 지사는 사건 초기 “가장 모범적 공공 이익 환수 사업이었다. 사업 설계는 내가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 전 사장대리 문제가 불거지자 “측근이 아니고 대선 캠프에도 없다”고 했다. 스스로 ‘최고의 치적’이라고 했던 핵심 사업을 맡긴 사람이 측근이 아니면 누가 측근인가.

이 지사와 민주당은 특검을 거부하며 검찰·경찰에 맡기자고 한다. 국민이 지금 검찰을 믿겠나. 민주당은 대장동 사건 국정감사까지 증인 채택 거부로 막고 있다. ‘대장동은 국민의힘 게이트’라고 주장하면서 실제론 진상 규명을 막고 있는 것이다. 무엇이 두려워서 이러나. 검찰이 유씨를 구속해 꼬리를 자르고 수사를 끝낼 것이란 예상이 벌써 파다하다. 현재 검찰이라면 실제 그럴 가능성이 있다. 그 경우 국민 의혹은 더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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