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白 독무대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2021. 10. 1.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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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 2회전 제1 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신진서 九단 / 黑 타오신란 八단

<제10보>(94~108)=스포츠처럼 바둑에도 홈 어드밴티지가 존재한다. 원정 선수는 여독(旅毒)과 시차, 텃세 등 불리함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 국제 바둑대회에선 홈·원정 개념이 사라졌다. 각자 자국 기원으로 출근해 온라인으로 싸우는 세상이 됐기 때문. 스포츠는 바둑과 달리 원격 대결이 불가능하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흑 ▲ 붙임은 우하귀 백을 원거리서 포위하면서 중앙 백 세력을 견제하려는 수. 비유하자면 우하귀 백은 흑의 중앙 백진 돌파를 위해 틀어쥔 볼모 격이다. 백은 중원도 지키고 우하귀도 구출할 수 있을까. 답은 의외로 쉽게 풀렸다. 94, 96에 중앙 울타리를 쳤고, 흑 97 때 98로 보강함으로써 양쪽을 모두 해결한 것. 자신감 넘친 손길이었다.

그렇다면 흑 97로 우하귀 백을 먼저 공격하는 수는 없었을까. 참고도를 보자. 흑 1, 3이면 우하귀 백은 자체로는 2집이 없다. 그러나 4~11이 선수여서 12까지 절묘하게 산다. 101~106은 언제건 이렇게 될 곳. 107로는 ‘가’에 두어 중앙 백세 삭감의 상변 교두보를 구축하는 것이 더 시급했다. 108(9분)이 정교한 급소. 중앙을 능률적으로 지키며 여러 뒷맛을 노리고 있다. 백의 독무대가 지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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