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이젠 필수가 되다
3년 전 여름, 아시안게임 취재차 인도네시아에 갔다가 의외의 종목을 둘러싼 열기에 놀란 적이 있습니다. 당시 대회 사상 처음으로 시범 종목이 된 e스포츠였습니다.
경기장이 자카르타 한참 외곽에 있었는데도 한국과 중국의 리그오브레전드(롤) 국가대표 경기를 찾은 취재진이 50명이 넘었습니다. 방 한 칸 정도 돼 보이는 기자실은 시장통을 방불케 했습니다. 관심도 하나만 따지면, e스포츠가 아시안게임에서 다른 종목에 밀릴 일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e스포츠가 스포츠냐’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모습은 변함이 없습니다. 게임을 ‘전자 마약’이라고 부르며 통제하는 나라도 있습니다. 체육의 정의부터 다른 종목 비교까지, 각자 논리 싸움이 치열합니다.
하지만 산업적 측면에서만 보면 답은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e스포츠는 빠르게 스포츠의 일부가 돼 가고 있습니다. 축구, 야구 등 인기 스포츠 기구가 e스포츠 대회를 열고, 유명 팀은 직접 e스포츠 선수를 영입하거나 아예 산하 팀을 만들기도 합니다. ‘생존’ 때문입니다.
이런 흐름에 코로나 대유행이 결정타를 날렸다는 게 전문가들 생각입니다. ‘비대면’ 생활이 정착할수록 e스포츠 가치는 더욱 올라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코로나로 스포츠 산업이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e스포츠와 연계하는 건 이제 성장의 필수 요소가 됐습니다. IOC(국제올림픽위원회)가 도쿄올림픽 개막 전 사상 처음으로 ‘가상 올림픽(Olympic Virtual Series)’를 열었던 게 상징적 사례입니다.
내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선 아예 e스포츠가 정식 종목으로 열립니다. “젊은이들에게 인기를 끄는 새로운 스포츠”라는 게 채택 이유입니다. e스포츠가 스포츠 산업의 견인차로 떠오르면서 기존 스포츠가 어떻게든 e스포츠를 끌어안으려는 모습입니다. 이쯤 되면 ‘진짜’와 ‘유사(類似)’를 따지는 건 별 의미가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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