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확 올려볼까" 비상장회사 몰려간 헤지펀드들, 올 상반기만 179조원 넣어
글로벌 헤지펀드들이 사모펀드(PEF)나 벤처캐피털(VC)의 전유물로 여겨져 왔던 비상장 회사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다. 단기간에 높은 수익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하는 헤지펀드들은 주로 높은 레버리지(차입금)를 활용해 상장 주식 공매도나 파생 상품에 투자하는 기법을 애용해왔다. 그러나 상장 주식 투자만으로는 고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지자 비상장 회사 투자에 뛰어든 것이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헤지펀드들은 비상장 회사에 1530억달러(약 179조1630억원)를 투자했다. 2020년 한 해 동안 이뤄진 비상장사 투자액(960억달러)을 이미 훌쩍 넘어선 것이다. 타이거 글로벌 매니지먼트, 코아추 매니지먼트, 알티미터 캐피털 매니지먼트 등 헤지펀드 10개가 전체 비상장사 투자액의 4분의 3을 차지했다. 특히 뉴욕에 본사를 둔 기술 투자 전문 헤지펀드인 타이거 글로벌 매니지먼트는 올해 2분기에만 비상장사 81곳에 투자해 안드레센 호로위츠(64곳), 세쿼이아 캐피털 차이나(62곳) 같은 대형 VC를 앞질렀다.
전 세계 유니콘(기업 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의 4분의 1 이상이 몰려있는 아시아에서도 헤지펀드의 비상장사 투자가 활발하다. 홍콩 헤지펀드인 에스펙스 매니지먼트는 올해에만 중국 호라이즌 로보틱스와 딩동마이차이, 홍콩 클룩, 한국 마켓컬리와 당근마켓 등에 투자했다. 타이본 캐피털 매니지먼트 역시 일본의 페이디, 중국의 젠테라, 베트남의 모모 등 아시아 비상장사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헤지펀드들이 비상장사 투자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수익률 때문이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PEF와 VC 투자 수익률은 평균 14.2%였는데, 헤지펀드 평균 수익률은 7.1%로 절반에 불과했다. 장기간 강세장으로 인해 상장 기업 대부분의 주가가 부담스러울 만큼 높아진 것도 비상장사 투자에 눈을 돌린 이유다. 투자 회사 클레이포인트의 커틀러 쿡 파트너는 “최고의 상장사 투자자들도 이제 비상장사 투자에 참여하거나, 최소한 비상장 시장 움직임을 알고 있어야 한다”며 “그러지 않으면 거대한 사각지대에 부닥치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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