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마차도를 버려야하는 이유, 선수들은 알고 있다
[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롯데 구단은 지난 해 시즌을 마치고 11월6일 일찌감치 딕슨 마차도(29)와 1+1년 계약을 체결했다. 유격수 딕슨 마차도는 출국을 늦추고 롯데와의 재계약부터 마무리했다.
계약 첫해인 올시즌 딕슨 마차도는 계약금 15만달러(약 1억6500만원)에 연봉 50만달러(약 5억7500만원)를 받았다. 만약 시즌 후 롯데 구단이 가지고 있는 내년 시즌 옵션을 행사하면 2022시즌 딕슨 마차도는 계약금 20만달러(약 2억3000만원), 연봉 60만달러(약 6억9000만원)를 받게 된다. 만약 롯데 구단이 딕슨 마차도의 계약을 포기하면 5만달러(약 5750만원)를 지급해야 한다.
롯데가 지난 해 시즌 후 딕슨 마차도와 재계약을 단행한 배경은 그래도 이해가 된다. 2019시즌 최하위 10위를 했는데 딕슨 마차도의 첫 해(2019년) 개인 성적도 뛰어날 뿐만 아니라 구단도 7위로 성적이 좋아져 올시즌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을 봤을 것이다. 딕슨 마차도 역시 재계약을 마친 뒤 "내년(2021년)에는 팀과 함께 포스트시즌을 즐기고 싶다"고 밝혔다.
그런데 롯데 구단과 딕슨 마차도의 희망은 올시즌에도 그저 희망 사항으로 그치게 되는 분위기다.
왜 딕슨 마차도가 문제인가. 유격수로서의 능력 때문이 아니다. 장타력? 사실 그것도 그렇게 결정적인 이유는 아니다. KBO리그가 안고 있는 현실과 직결돼 있다.
국내, 토종 선수들의 희망을 딕슨 마차도가 빼앗아 가고 있기 때문에 1군 내야 요원들은 물론 퓨처스리그에서 1군을 꿈꾸고 있는 내야수들의 미래가 없어졌다.
외국인 용병 타자라고 할 때 그 타자가 우리 토종 선수들이 쉽게 갖출 수 없는 막강한 파워를 가졌다면 선수들은 이해 한다.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유격수 자리라면 다르다. 유격수는 기본적으로 수비로부터 출발한다.
이 자리는 우리 국내 선수들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포지션이다. 그런데 외국인 용병이 국내 선수들의 영역이자 희망인 유격수 자리를 차고 앉아 버렸다.
거기에 딕슨 마차도는 용병 특성상 재계약에 먼저 집중한다. 팀 성적은 후순위다. 그 동안 관심을 가지고 본 야구인들이나 팬들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딕슨 마차도는 3루수, 2루수 수비 영역을 모두 넘나들며 수비에 나선다. 이것을 수비 범위가 넓다고 할 수 있으나 한편으로는 3루수, 2루수, 때로는 외야수 등의 역할이 없어지게 만든다.
이런 현상을 ‘들러리 야구’라고 한다. 딕슨 마차도 주위에서 수비수들이 들러리를 서고 있는 것이다.
더 중요한 것도 있다. 유격수는 투수와 소통하며 팀의 내 외야 수비 상황을 조율한다. 그런데 딕슨 마차도는 한국어가 되지 않는다. 용병으로서 한계가 있다.
왜 나머지 9개 구단이 용병 유격수를 쓰지 않는가에 대한 답은 여기에 있다. 유격수는 실질적으로 팀 수비에서 ‘캡틴’의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롯데는 센터 라인이 강해야 한다는 야구의 기본에 충실 하려고 했으나 올시즌 주전 포수 부재, 딕슨 마차도의 부진, 민병헌의 부상 은퇴 등으로 모두 무너졌다. 더 깊이 들여다보고 연구해야 2022시즌에 희망을 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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