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탄소배출권 ETF, 쾌속 출발..개인 80억원 순매수

김윤지 2021. 9. 30.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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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대 상승 출발, 개인도 80억원 순매수
1년새 100% 오른 KRBN..정책 기대감↑
"수급 따라 가격 결정, 분산 투자 권고"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국내 자산운용사가 내놓은 해외 탄소배출권 선물 상장지수펀드(ETF) 4종이 상장 첫날 상승 마감했다. 시장의 늘어나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관련 수요에 부응했다는 반응이다.

30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이 내놓은 ‘KODEX 유럽탄소배출권선물ICE(H)’은 시초가 대비 105원(1.05%) 상승한 1만100원으로 마감했다. 신한자산운용이 내놓은 ‘SOL 유럽탄소배출권선물S&P(H)’과 ‘SOL 글로벌탄소배출권선물IHS(합성)’은 각각 1.05%, 1.10% 올랐다. NH아문디자산운용이 내놓은 ‘HANARO 글로벌탄소배출권선물ICE(합성)’은 1.65% 상승했다.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도 이어졌다. 개인 투자자들은 ‘KODEX 유럽탄소배출권선물ICE(H)’(50억원), ‘SOL 글로벌탄소배출권선물IHS(합성)’(18억원), ‘SOL 유럽탄소배출권선물S&P(H)’(7억원), ‘HANARO 글로벌탄소배출권선물ICE(합성)’(5억원) 순으로 총 80억원을 사들였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그동안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뉴욕 증시에 상장한 KraneShares Global Carbon ETF(KRBN) 외에는 탄소배출권에 투자할 방법이 없었다. KRBN과 동일한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포함해 4종의 탄소배출권 ETF가 이번에 동시 상장하면서 전세계적인 기후 정책에 대응해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활성화 유럽 or 가능성 글로벌, 취향대로

탄소배출권이란 일정기간 동안 온실가스의 일정량을 배출할 수 있는 권리다. 실제 발생한 탄소배출량과 할당 받은 탄소배출권 사이의 부족분이나 잉여분에 대해 배출권 거래시장을 이용해 거래한다. 유럽연합(EU)을 비롯한 미국, 한국, 중국, 뉴질랜드 등에서 탄소배출권거래제(ETS)를 시행 중이다. 그 중 2005년 세계 최초로 ETS를 도입한 EU 내 유럽기후거래소(ECX)에서의 탄소배출권(EUA, CER 등) 파생상품, 현물 거래가 가장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KODEX 유럽탄소배출권선물ICE(H)와 SOL 유럽탄소배출권선물S&P(H)은 기초지수에 따른 구체적인 포트폴리오는 차이가 있으나, 유럽연합 탄소배출권(EUA) 시장의 성과를 추종하는 상품이다. 유럽 시장은 2020년 기준 전체 탄소배출권 시장 대비 규모 비중이 80%에 달한다. 둘 다 환 헤지(위험회피)형이다.

SOL 글로벌탄소배출권선물IHS(합성), HANARO 글로벌탄소배출권선물ICE(합성) 역시 기초지수가 다르지만 유럽을 포함해 미국 북동부 지역의 배출권 시장인 RGGI(Regional Greenhouses Gas Initiative), 미국 캘리포니아 거래시장인 CCA까지 담고 있다. 추후 한국, 중국 등 탄소배출권 시장이 전세계적으로 활성화된다면 기초자산이 확장될 가능성도 있다. 합성 ETF 이기 때문에 퇴직연금에 담을 수 있다.

“정책 변동성 유의, 분산 투자 고려”

EU를 필두로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 정부는 ‘탄소 제로’를 주요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기후 정책 강화에 대한 기대감 등에 힘입어 탄소배출권 가격은 꾸준히 우상향 그래프를 그렸고, 여기에 투자하는 KRBN ETF 가격은 최근 1년 사이 98.22% 상승했다. 현 시점에서 탈탄소 환경을 구축할 수 있는 기업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당분간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EU는 지난 6월 발표한 ‘핏포55(Fit for 55)’ 패키지를 통해 ETS 도입 산업군을 해운, 도로, 건설 부문까지 확대했다. 오는 11월 예정된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6)에선 국가별 온실가스 감축 공약 및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한 정책 제안이 예상된다. 이밖에도 2023년 EU의 탄소국경세(CBAM) 도입 예고, 미국 행정부의 탄소국경조정 검토 등도 탄소배출권 가격의 추가 상승을 견인할 수 있는 요소다.

그만큼 정책 영향력이 크다는 점은 유의해야 할 점이다. 월물 교체가 통상 1년에 한번 이뤄져 여타 원자재 대비 비용 부담은 적지만, 선물 ETF이기 때문에 롤오버(월물 교체) 비용도 존재한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센터장은 “펀더멘털이 아니라 수급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기 때문에 투기 자금의 유입 등 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수도 있다”면서 “적립식 형태 투자 권한다”고 조언했다.

김현빈 NH아문디자산운용 ETF전략팀 팀장은 “최근 조 바이든 행정부 등의 영향으로 자산 가격이 크게 올랐고, 주식 등과 상관관계가 낮다는 점에서 분산 효과 차원에서 포트폴리오에 담을 만한 눈여겨볼 만한 기초자산”이라고 말했다“

김윤지 (jay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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