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훈의삶과철학] 자유 의지

- 2021. 9. 30.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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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동물을 구분하는 특성이 여러 가지 거론되지만 자유 의지도 그중 하나이다.

똑같은 범죄인데도 심신미약을 이유로 처벌하지 않는 것은 자유 의지에 의한 행동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철학자는 철학사에서 자유 의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은 '철학의 스캔들'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인간에게 자유 의지가 없다고 해서 꼭 문제인가? 동물이나 기계와 다를 바가 없다고 했지만, 우리에게 자유 의지가 없다고 드러난다고 해서 동물처럼 막 살게 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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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동물을 구분하는 특성이 여러 가지 거론되지만 자유 의지도 그중 하나이다. 본능이나 기계적인 행동이 아니라 자유로운 의사로 행동을 한다는 것은 동물이나 로봇이 아닌 인간만이 갖는 특성으로 생각된다. 특히 자유 의지가 아니라 본능이나 누군가의 강압에 의해 행동했다면 칭찬이나 처벌을 할 수 없다는 점 때문에 자유 의지는 더욱 중요하다. 똑같은 범죄인데도 심신미약을 이유로 처벌하지 않는 것은 자유 의지에 의한 행동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세상의 모든 일에는 원인이 있다는 주장, 곧 결정론 때문에 자유 의지는 위협받는다. 원인이 없는 자연 현상은 없는 것 같은데, 인간의 행동도 자연 현상 중 하나이다. 따라서 우리가 하는 행동에도 뭔지 모르지만 원인이 있는 것 같고, 그 원인을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내가 태어나기 전까지 올라간다. 다시 말해서 내가 태어나기 전의 일이 원인이 되어 내가 지금 이 일을 하게 된 것이다. 우리의 상식과 달리 우리가 하는 행동들은 자유 의지에 의해 한 것이 아니었다. 철학자들은 오래전부터 결정론의 위협으로부터 자유 의지를 살리려는 노력을 해 왔다. 그러나 그리 만족스러운 해결책은 나오지 못했다. 그래서 어떤 철학자는 철학사에서 자유 의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은 ‘철학의 스캔들’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발상의 전환으로 자유 의지 문제를 해결, 아니 해소할 수도 있다. 인간에게 자유 의지가 없다고 해서 꼭 문제인가? 동물이나 기계와 다를 바가 없다고 했지만, 우리에게 자유 의지가 없다고 드러난다고 해서 동물처럼 막 살게 되는 것은 아니다. 처벌을 못한다고 했지만, 꼭 그런 것도 아니다. 사람을 문 개가 자유 의지로 문 것은 아니므로 처벌은 하지 않지만 다시 물지 못하도록 격리는 한다. 심신미약으로 범죄를 저지른 사람도 처벌은 하지 않아도 치료를 하거나 격리를 한다면 우리가 걱정하는 바는 사라질 수 있다.

최훈 강원대 교수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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