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지붕’ 몽블랑, 4년 사이 1m 낮아졌다

파리/손진석 특파원 2021. 9. 30.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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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사이 3m 이상 낮아져...지구 온난화 영향일 가능성 제기
2017년 한 울트라마라톤 선수가 몽블랑을 오르는 모습/로이터 연합뉴스

서유럽에서 해발 고도가 가장 높은 산인 몽블랑의 높이가 최근 4년 사이 1m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몽블랑은 프랑스와 이탈리아 사이에 자리 잡고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몬테 비안코’라고 부르며, ‘유럽의 지붕’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29일(현지 시각) 프랑스 뉴스채널 BFM에 따르면, 프랑스 측량 전문가 27명이 이달 16일부터 사흘간 측정한 몽블랑의 높이는 4807.8m였다. 2017년 마지막으로 발표한 4808.72m와 비교해 4년 사이 92㎝ 줄어들었다. 2019년에 측정했을 때는 예외적으로 낮은 4806.03m로 나와 아예 발표하지 않았다고 한다. 2019년 높이는 이날 측량팀 기자회견에서 공개됐다. 측량팀은 “2019년 당시 2년 후 다시 측정해 장기간의 추이를 봐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몽블랑의 높이를 잴 때는 인공위성을 동원해 꼭대기 봉우리의 얼음층까지 합쳐서 측정한다. 따라서 지구온난화에 의해 얼음이 녹아 높이가 낮아진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몽블랑의 높이는 2년마다 측정한다. 2007년 4810.9m를 기록한 이후 계속 낮아지고 있다. 14년 사이 3m 이상 낮아졌다는 얘기다.

측량 전문가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구온난화 때문에 몽블랑이 낮아진 것 아니냐는 질문에 “우리가 수집한 자료를 설명하는 가설을 제시하는 것은 기후학자를 비롯한 과학자들의 손에 달려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몽블랑 높이는 측정 시점의 강우량, 적설량, 풍량 등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이런 요소가 지구온난화보다 높이에 더 많은 영향을 준다고 일부 전문가는 주장한다. 그래서 이번 측량팀이 몽블랑 높이가 낮아진 이유가 기후 변화일 가능성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인 것이다. 공영방송 프랑스앵포는 “측량 시기에 따라 다소간의 오차가 있다고 하더라도 2001년 이후 매년 평균 13㎝씩 낮아졌기 때문에 몽블랑이 조금씩 낮아지고 있는 건 분명하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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