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회 이정용 투입, 데이터가 통했다 [스경X승부처]

이용균 기자 2021. 9. 30.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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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경기 전부터 총력전 예고, 5회까지 투수 11명 투입
5회 양석환 타석 이정용 투입 승부수가 흐름 바꿔
LG 두산에 12-4로 승리, 4위와의 승차 5경기로 벌려

30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두산 대 LG 경기. 4회 말 1사 1,3루 때 LG 문보경이 1타점 적시타를 친 후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144경기 중 하나, 는 분명히 아니었다. 잠실 라이벌의 맞대결이 4경기 차를 두고 열렸다. 3위 LG로서는 최근 20경기에서 14승3무3패로 거침없는 두산의 기세가 껄끄러울 수밖에 없다. 자칫 두산에게 쫓겨 4위로 떨어진다면, 시즌 내내의 고생이 물거품이 될 위기였다.

고지가 가까워진 두산으로서도 LG와의 맞대결은 기회다. 2014년을 끝으로 LG와의 상대전적에서 뒤진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가을에는 자신감이 넘치는 팀이다. LG와 두산이 5승1무5패로 팽팽한 상태에서 30일 맞대결을 펼쳤다.

LG의 준비가 단단했다. 선발 이민호를 불펜에 대기 시켰다. 다음 주 더블헤더 포함 7경기의 포석이었지만 이날 경기는 그만큼 중요했다. LG 류지현 감독은 ‘총력전’을 예고했다.

초반부터 팽팽했고, 말 그대로 총력전이었다. LG와 두산은 5회가 끝나기 전에 이미 11명의 투수를 마운드에 쏟아 부었다. LG가 야심차게 준비한 불펜 이민호 카드는 3-2로 앞선 4회초 쓰였지만 4사구 3개를 내주며 흔들렸다. 두산은 LG 마운드의 난조 속에 안타 없이 2점을 뽑아 4-3으로 역전시켰다. LG는 이어진 4회말 두산 선발 로켓을 무너뜨리면서 3점을 더했다.

30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두산 대 LG 경기. 3회 초 2실점한 LG 선발투수 이우찬이 교체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날 가장 빛난 승부수는 5회 이정용의 투입이었다.

LG 벤치는 7-4로 앞선 5회초 1사 1·3루 위기, 양석환 타석 때 필승조 이정용을 조기 투입하는 강수를 뒀다. 일찌감치 마운드를 쏟아 부은 총력전이었지만 이정용의 투입 시기는 분명 이른 감이 있었다. 3점의 리드를 지키지 못한다면 후반 싸움에서 밀릴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데이터가 뒷받침됐다.

이정용은 올시즌 양석환 상대 5타수 무안타로 강했고 이 중 4개가 삼진이었다. 이정용은 천적답게 양석환을 삼진으로 잡으며 위기를 벗어났다. 양석환의 이정용의 투구 리듬에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다. 올시즌 상대전적 6타수 무안타, 5삼진이 됐다.

이정용은 박계범에게 볼넷을 허용했지만 2사 만루에서 대타 김인태마저 삼진 처리했다. 이 순간 승부의 흐름이 바뀌었다.

30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두산 대 LG 경기. 5회 말 두산 김태형 감독이 비디오판독 결과에 항의 후 퇴장당하고 있다. | 연합뉴스


추격의 기회를 놓친 5회말, 두산 답지 않게 실책이 쏟아지며 승부가 갈렸다. 박계범이 포구 실책에 이어 송구 실책을 저질렀고, 좌익수 김재환은 평범한 타구를 안타로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LG 2루주자 이영빈이 홈 슬라이딩이 두산 포수 최용제의 다리에 걸리며 아웃됐는데 LG 벤치의 비디오 판독 요청 결과 ‘홈 충돌 금지 규정’ 위반으로 번복됐다. 두산 김태형 감독이 이에 대해 설명을 요청했고, 규정에 따라 퇴장 조치됐다.

LG가 결국 12-4로 이겼다. 두 팀은 이날 마운드에 투수 16명을 등판시켰다.

3위 LG와 4위 두산과의 승차는 5경기로 벌어졌다. 두산은 거꾸로 이날 KIA에 2-0으로 이긴 키움에 0.5경기 차이로 쫓기게 됐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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