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사용 선구자 대한기독교서회 130돌 기린다

조현 2021. 9. 30.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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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개신교 역사와 함께해온 대한기독교서회가 130돌을 맞았다.

대한기독교서회는 언더우드, 아펜젤러 등 한국에 처음 들어온 개신교 선교사들이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1890년 6월25일 '조선의 거룩한 가르침의 모임'이라는 뜻의 '조선성교성회'라는 이름으로 설립한 문서선교 기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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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의 휴심정]1890년 6월25일 '조선성교성회' 설립
지난해 코로나로 연기..5일 학술대회
'한글과 조선예수교서회 간행물' 주제
1919~38년 일제강점기 시기 상호인 ‘야소교서회’ 사진. 대한기독교서회 제공

한국 개신교 역사와 함께해온 대한기독교서회가 130돌을 맞았다. 대한기독교서회는 언더우드, 아펜젤러 등 한국에 처음 들어온 개신교 선교사들이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1890년 6월25일 ‘조선의 거룩한 가르침의 모임’이라는 뜻의 ‘조선성교성회’라는 이름으로 설립한 문서선교 기관이다.

대한기독교서회는 지난해부터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행사를 미뤄오다가 오는 10월5일 서울 중구 구세군 정동1928 아트센터에서 130돌 기념 학술대회를 열기로 했다. 학술대회 주제는 ‘한글과 조선예수교서회 간행물’이다. 구한말과 일제강점기 당시 기독교적 가치관을 담은 종교서적은 물론 각종 교과서와 교양서, 사전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민초들 사이에 한글이 정착되도록 기여한 점을 조명하기 위함이다.

대한기독교서회 쪽은 “15세기 중엽에 창제 반포된 한글은 고종 황제가 추진한 1894년 갑오개혁 때 국가의 언어로 공식 인정을 받았으나, 실제로는 천한 글자로 여겨지며 주류 언어로 사용되지 못했는데, 서회가 고종 황제의 결정에 앞서 한글을 사용하기로 설립 헌장에서 천명했고, 기독교적 가치관을 담은 종교서적은 물론이거니와 각종 교과서와 교양서, 사전류 등 다양한 분야의 한글 서적을 만들어 보급해 한글이 널리 보급된 계기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100여년 전 대한기독교서회에서 출간한 한글 책들. 대한기독교서회 제공

대한기독교서회가 기여한 것은 한글만이 아니다. 지난 130년 동안 대표적인 성경과 찬송가 보급 기관으로 자리매김한 것 외에도 일반교양, 위생, 계몽, 어린이, 어학, 지리, 상식, 소설, 사상서적 등 무려 1만여종의 책을 출간했다.

1890년 최초 간행물인 <셩교촬리>를 시작으로 기독교 교리를 알리는 서적을 냈고, 1897년에는 캐나다 출신 선교사 게일이 편찬한 <한영자전>(韓英字典)을 초판 발행한 데 이어 일제강점기 때는 신학 서적과 수준 높은 일반교양 서적으로 범위를 확대했다. 그러나 1942년 일제 탄압이 거세지면서 여러 해 출판이 중단됐고, 한국전쟁 때는 부산에서 셋방살이로 명맥을 이어갔다. 1952년 아동용 잡지 <새벗>을 창간했고, 1970년대부터는 수준 높은 신학서적을 내며 신학 출판을 선도했다. 1957년 창간한 월간 <기독교사상>과 1962년부터 발행한 묵상집 <다락방>은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으며, 찬송가 제작과 보급에도 앞장섰다.

긴 역사 동안 명패도 여러번 바뀌었다. 1890년 조선성교성회에서 출발해 1919∼38년 ‘조선야서교(예수교)서회’라는 이름을 썼고, 1939∼47년 ‘조선기독교서회’ 등으로 불렸다. 해방 후 정부 수립과 함께 현재의 이름인 ‘대한기독교서회’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학술대회에선 허경진 연세대 명예교수가 ‘한글과 조선예수교서회의 교양·문학 도서’, 안예리 한국학중앙연구원 인문학부 교수가 ‘근대 한국어와 게일의 한영자전’을 주제로 각각 발제에 나선다. 또 서신혜 한양대 인문대학 교수는 ‘한글과 조선예수교서회의 여성·아동도서’, 여인석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는 ‘한글과 조선예수교서회의 보건·의학도서’를 주제로 각각 발표한다.

대한기독교서회 사장 서진한 목사는 “한글의 발전에 공헌한 것은 기독교서회의 일이기도 하지만, 한국 기독교 전체의 일”이라며 “그리스도인이라는 점에 자부심을 가질 만한 일이자 기독교가 폄하되는 이 시대에 관심을 두고 연구할 만한 주제”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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