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잠긴 반구대암각화.."가까이서 못 봐 안타까워"

글·사진 백승목 기자 2021. 9. 30.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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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암각화박물관, '발견 50년' 맞아 사진전·학술대회

[경향신문]

울산 남구 문수실버복지관 회원들이 지난 29일 반구대암각화 전망대에서 망원경으로 바위면에 새겨진 암각화를 감상하고 있다.
고래·사슴 등 300여점 새겨져
연중 7~8개월은 ‘수몰’ 피해
80m 밖에 설치된 전망대서
탐방객들 망원경으로 감상

울산 울주군 언양읍 대곡천 암벽에 새겨진 반구대암각화(국보 제285호)는 한반도 선사인들의 생활상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반구대암각화는 전체 높이 약 70m, 너비 20여m 바위면 중 높이 2.5m, 너비 9m 범위에 고래·호랑이·사슴·멧돼지 등 300여점이 새겨져 있다. 문명대 동국대 명예교수가 1971년 대곡천 주변을 탐사하던 중 인근 주민들의 협조를 받아 이를 발견하고 학계에 보고했다. 올해로 암각화를 발견한 지 50년이 됐다. 울산암각화박물관은 ‘암각화 발견 50주년’을 맞아 10월부터 다양한 기념행사를 잇따라 연다.

하지만 정작 반구대암각화는 보존대책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반세기 이상 수몰 피해를 면치 못하고 있다. 대곡천 하류에 있는 사연댐의 수위가 오르면 암각화는 어김없이 물속에 잠긴다. 사연댐은 암각화가 발견되기 6년 전인 1965년 울산시의 식수원으로 건설됐다. 특히 별도 수문이 없어 댐물이 만수위 이상 오르면 저절로 넘쳐흐르는 ‘월류’ 형태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암각화가 물에 잠기는 일이 연중 7~8개월 동안 계속된다.

보존대책 20여년간 제자리
댐 수위조절 용역 ‘햇빛’ 볼 듯

반구대암각화 보존대책은 과거 20여년 동안 제자리걸음에 머물러 있다. 한때 가변형 투명 물막이 시설인 키네틱댐 설치 방안과 암각화 상류에 생태제방을 쌓고 대곡천 물 흐름을 일부 바꾸는 방안이 거론됐지만, 모두 부적절해 폐기됐다.

결국 사연댐 수위 조절이 반구대암각화 보존대책의 유일한 대안으로 떠올랐다. 댐 수위를 조절해 암각화가 위치한 53m 이하로 낮추자는 것이다. 댐의 만수위는 60m이다. 다만 울산의 대체 식수원 확보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해왔다. 경북 청도 운문댐 물과 낙동강 상류 물 공급을 놓고 울산·대구·구미 등 낙동강 수계 지자체 간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해결책 마련이 쉽지 않다.

반구대암각화 보존대책은 올해 6월에야 겨우 물꼬를 텄다. 환경부가 ‘낙동강 통합물관리 방안’를 심의·의결하고, 운문댐 물의 울산 공급을 확정했기 때문이다. 울산시는 현재 사연댐 수문 설치 타당성 조사용역을 진행 중이다. 반구대암각화 보존대책 마련의 시급성을 감안해 용역기간을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오는 11월에 끝내기로 했다.

보존대책이 차질없이 진행된다고 해도 사연댐 수위 조절로 반구대암각화가 물 밖으로 완전히 나오기까지는 앞으로도 3년 넘게 더 걸릴 전망이다. 30일 조규성 반구대암각화세계유산추진단장은 “2024년쯤에나 수문 설치를 통한 댐 수위 조절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글·사진 백승목 기자 smbae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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