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온 크레이그.. 007 '마지막 출격'
역대 최장 15년간 제임스 본드役
거친 남성미 뽐내며 액션수준 '업'
차기 본드에 흑인·여성 등 거론
1962년부터 시리즈 25편 선보여
이번 제작비만 2억5000만弗 '최고'
영국계 대신 미국인이 첫 감독 맡아
◆사상 최고 제작비… 007 25번째 시리즈
영화는 오프닝에서부터 왜 007시리즈인지 보여준다. 은퇴한 본드(크레이그)가 연인 매들린 스완(레아 세이두)을 기차에 태우고 돌아서자 시작된 오프닝 영상은 시리즈 최대 흥행작인 ‘007 스카이 폴’(2012)을 떠오르게 할 만큼 대단하다. 스카이 폴에서는 영국의 싱어송라이터 ‘아델’이 오프닝 송을 불렀다면, 노 타임 투 다이에서는 미국 싱어송라이터이자 현재 가장 인기 있는 팝스타 ‘빌리 아일리시’가 불렀다.
이야기는 전작인 ‘007 스펙터’(2015)와 이어진다. 연인을 떠나 홀로 제2의 인생을 지내던 본드에게 미국 CIA가 접근해 새로운 임무를 전한다. 배경에 스펙터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임무를 맡은 본드는 새로운 MI6 007요원과 마주한다. 러시아 출신 과학자를 구출하는 임무였으나, 본드는 실패하고 예상과 달리 제3의 인물이 이들을 조종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007시리즈에 대한 영국인들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007역과 감독은 영국 연방 출신으로 한다는 전통이 있을 정도다. 지금까지 모든 007역은 영국 연방 출신이었으며 감독 역시 ‘퀀텀 오브 솔러스’편 감독인 독일계 스위스 출신 마크 포스터를 제외하면 모두 영연방 출신이다. 이는 할리우드 시스템을 철저히 배제한 영국산 블록버스터를 이어가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노 타임 투 다이는 그런 전통을 깨고 처음으로 미국인 감독을 선정해 화제를 모았다. 이번 영화를 연출한 감독 캐리 후쿠나가는 미국 캘리포니아 태생으로 일본계 미국인 아버지와 스웨덴 출신 어머니를 뒀다.
이렇다 보니 이번 작품은 미묘하게 전작들과 다른 점이 눈에 띈다. 주인공 역을 맡은 배우 크레이그가 노쇠한 측면도 있겠지만, 액션신에서 은·엄폐 없이 손쉽게 적들을 사살하는 등 ‘할리우드 맛’이 첨가돼 다소 섬세함이 떨어진다. 총알이 빗발치는 와중에 주인공이 어슬렁거리며 거리로 나서서 적을 차례차례 쏴 죽이는 모습은 ‘터미네이터’를 연상시킬 정도다. 미사일과 함께한 본드의 마지막 장면 역시 미국식 블록버스터를 떠오르게 한다.
영국에 대한 애정이 식고, 일본색을 입은 장면이 여럿 등장하는 것도 감독의 영향으로 보인다. 악역으로 등장하는 사핀(라미 말렉)은 일본식 복색을 하고, 일본식 정원을 꾸밀 뿐 아니라 아예 아지트를 다다미방으로 만들어놨다. 본드는 사핀에게 도게자(땅 위에 직접 앉아 엎드려 절을 하는 것을 의미하는 일본의 예법) 자세를 취하기도 한다. 게다가 차량 추격 장면에서 본드는 일본 도요타 SUV를 탄 채 영국 랜드로버 SUV 차량들을 손쉽게 뿌리치고, 부딪쳐 파괴한다. 본드가 본래 영국 애스턴 마틴의 ‘DB5’만을 탄다는 점을 생각하면 조금 충격적이다.
◆6대 본드의 피날레…7대는 누구
지금 세대는 007시리즈 하면 크레이그를 떠올린다. 그만큼 그는 역할에 충실했다. 그는 ‘007 카지노 로얄’(2006)부터 ‘007 퀀텀 오브 솔러스’(2008), ‘007 스카이폴’(2012), ‘007 스펙터’(2015), ‘007 노 타임 투 다이’까지 5편의 007시리즈를 이끌어왔으며 15년 동안 본드로 살아왔다. 역대 최장 기간 본드 역을 수행한 그는 전대 007보다 거칠고 남성적인 캐릭터로 시리즈의 액션 수준을 한층 높였다.
크레이그는 자신의 마지막 007 미션을 위해 1년간 철저히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국내 개봉일인 29일 언론 질문에 답한 영상에서 “수많은 감정이 교차한다. 내가 출연한 007시리즈 중 역대 최고 작품으로 마무리했다고 생각한다. 진심으로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전했다.
초대 007 숀 코너리부터 조지 라젠비, 로저 무어, 티모시 달튼, 피어스 브로스넌 그리고 크레이그까지 역대 6명의 본드는 매번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아왔다. 다음 007 후보에는 톰 하디, 헨리 카빌, 샘 휴건, 톰 홀랜드 등 여러 배우가 물망에 올라있다. 흑인이나 여성이 007을 맡아야 한다는 여론도 있다. 다만 크레이그는 최근 이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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