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명으로서의 정치 - 막스 베버 [박형준의 내 인생의 책 ⑤]
[경향신문]

한 번 보고 다시는 손이 안 가는 책을 명저라 하지 않는다. 현실이 복잡해 생각의 정리가 필요할 때, 마주한 상황이 답답할 때 꼭 다시 펴들게 되는 책이 명저다. 정치를 하거나 분석하면서 늘 이론적 준거로 삼고 다시 찾게 되는 책이 막스 베버의 <소명으로서의 정치>다. 복합적 인식과 면밀한 사유라는 점에서 베버를 따를 사회과학자는 거의 없다. 그 때문에 그의 책은 휙 읽히지 않는다. 독자가 최대한 생각의 힘을 짜내게 만든다. 현대 정치에 대한 그의 분석도 마찬가지다. 이 책을 찬찬히 읽으면 정치·권력·국가·정당·정치인·민주주의에 대한 개념과 가치 기준을 정립할 수 있다.
현실 정치의 맥락에서 보면 결국 오늘의 민주주의의 위기는 지도자 또는 리더십의 실패에 기인한다. 베버는 자유에 기초한 현대 민주주의를 사회주의나 전체주의에 비해 우월하고 바람직한 제도로 인식하면서도 결국 훌륭한 지도자·리더십이 없으면 언제든 타락할 수 있는 취약한 제도라는 점을 확실히 했다. 소명으로서의 정치는 한마디로 지도자론이다. 이 지도자는 대중으로부터 환호를 받고 자발적 지지와 추종을 이끌어내는 카리스마를 필요조건으로 간주한다. 이 카리스마를 가진 정치가는 세 가지 덕목을 갖춰야 한다. 열정, 책임, 동태적 균형감각이다. 열정은 대의에 대한 헌신을 의미한다.
정치에서 책임은 의도로 평가받는 것이 아니라 결과로 평가받는다는 태도를 의미한다. 즉, 말만 앞세우지 말고 성과로 책임지라는 것이다. 동태적 균형감각은 평정심을 가지고 사태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결정할 수 있는 중용의 능력이다. 시장실의 머리맡에 써놓을 만한 지표들이다. 똑같은 맥락에서 차기 국가 권력을 갖겠다고 뛰어든 대선 후보들에게도 자신이 이 세 덕목을 얼마나 갖추고 있는지 성찰하라 권유하고 싶다.
박형준 부산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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