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민관합작은 마귀와의 거래..그래서 간부회의서 '불공정 없어야' 열댓번 말해"

윤승민·김상범·박광연 기자 2021. 9. 30.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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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경선후보가 30일 서울 중구 TV조선 방송토론회에 앞서 방송 준비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경기지사는 30일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 12차 TV토론회에서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과정에서 당시 민간의 참여가 불가피했다며 “마귀의 기술 빌려야 하고 마귀와 거래해야 했다”면서 “그래서 간부회의 때 부정행위나 불공정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열댓번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대장동 민·관 공동개발 과정을 기획한 것으로 지목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측근이 아니냐는 지적에는 “측근이라 하는 것은 지나치고, 산하기관 직원 중 한 사람”이라며 그의 범죄행위가 드러난다면 “단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이날 토론회에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팀에 천화동인 실소유주들이 들어가고 사업을 설계한 것이 (성남)시장 결재·승인 없이 불가했을 거라 본다”고 묻자 “공공개발을 제가 추진했던 것처럼 하면 문제가 안생겼다”고 했다. 이 지사는 “민관합작을 하려면 민간업자의 기술, 즉 마귀의 기술을 빌려야 한다. 마귀의 돈을 써야 하고 마귀와 거래해야 한다. 그래서 간부회의 때 부정행위나 불공정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열댓번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이낙연 전 대표와 토론하는 과정에서 “마귀라고 표현한 토건투기세력으로부터 공무원들, 직원들을 지켜야 했다”며 “수사당할테니 부정해서는 안되고, 어항 속 금붕어처럼 상시 감시당한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동규 전 본부장을 가리켜 “성남도시개발공사 때 직원관리를 잘했고 경기관광공사 사장 공모에 응해 실력이 있어서 뽑았다”며 “영화사업 투자 예산 380억원을 마련해달라고 해서 제가 거절했더니 그가 그만뒀다. 수없이 많은 산하기관 임원이며, 선거캠프에 있다는 설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 지사는 유 전 본부장에 대한 의혹이 계속되자 “제 산하 수천명 직원 중, 제 손을 떠난 직원에 대해 왜 문제제기를 하느냐”며 “제 선거를 도왔나, 제 정치 사무실에 집기 사는 것을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도움 받았나”고 말했다. 이 지사는 박용진 의원이 이 지사에게 “유동규가 숱한 마귀들 중 하나였을 수 있다”고 하자 “가능성이 전혀 없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유 전 본부장이 특혜 비리에 관련됐다는 사실이 드러난다면 정치적 책임을 지겠느냐는 추 전 장관과 박 의원의 질문에 “당연하다. 관리하는 산하기관의 일선직원이 문제를 일으켰어도 제 책임”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대장동 개발 사업에서 민간사업자의 초과이익을 예측·환수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 과정에서 민간사업자가 사업 비용을 부풀릴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초과이익의 비율을 (성남시 측이) 받기로 하면 (민간 부분에서) 부정부패가 발생할 수 있었고, 땅값이 떨어지면 민간사업자가 초과이익 일부를 줄 수 없다고 말할 우려가 있었다”고 말했다. 성남 측이 사전에 특정 액수를 먼저 받기로 설계하지 않으면 민간 측에서 비용이나 이익을 의도적으로 조작할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전 대표와의 신경전도 이어졌다. 이 지사는 이 전 대표의 전남지사 시절 경도 개발사업을 거론하며 “(민간 사업자와) 수의계약을 맺었는데 생활형 숙박시설 특혜가 발생했다”고 하자 이 전 대표는 “상황이 (대장동과) 다르다”고 맞섰다. 이 전 대표가 이 지사를 향해 “기자회견에서 ‘설계는 내가 했고, 실무는 유동규가 했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이 지사는 “이익을 공공이 얼마나 안전하고 확실하게 회수할지 등을 제가 설계한 것이고, 민간사업자 내부의 이익배분을 할지 설계는 그 사람(유동규)이 했겠다”고 답했다.

윤승민·김상범·박광연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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