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속도 내는 대장동·고발 사주 수사, 오로지 법과 원칙대로

2021. 9. 30.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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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대장동 의혹 사건의 ‘키맨’으로 주목받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유 전 본부장은 30일 검찰의 출석 통보에 응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대선판을 뜨겁게 달구는 두 가지 의혹에 대한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관련된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 국민의힘 대선 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관련된 ‘고발 사주 의혹’ 수사다. 대장동 의혹은 개발사업자를 선정한 성남도시개발공사 관계자 등에게 거액의 금품이 전달됐다는 진술이 나오면서 급물살을 타고 있다. 고발 사주 의혹 역시 검찰이 현직 검사의 관여 사실을 확인해 사건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넘기면서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

대장동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개발사업 초기부터 깊숙이 관여한 회계사 정영학씨를 불러 조사하고, 핵심 관계자들의 대화가 녹음된 파일 10여개를 제출받았다. 이 파일에는 개발 이익금 배분 등에 관한 내용이 담겨 있다고 한다. 정씨는 특히 성남도시개발공사 관계자 등에게 건네진 금품 내역과 관련 사진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정씨의 진술과 자료를 분석해 대장동 사업의 설계·집행 과정과 수익 배분 구조, 정계·법조계 상대 로비 의혹 등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 또 압수수색 과정에서 증거인멸을 시도하고 출석 요구에도 불응하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신병을 조속히 확보해 조사해야 한다.

윤 전 총장 재임 시절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을 수사해온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는 손준성 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현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이 관여한 사실을 확인하고 사건을 공수처로 이첩했다. 공수처법은 검찰 등이 ‘검사의 고위공직자범죄’ 혐의를 발견하면 사건을 공수처로 넘기도록 하고 있다. 손 검사는 지난해 4·15 총선을 앞두고 김웅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후보에게 여권 정치인과 언론인에 대한 고발장을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검찰은 제보자 조성은씨가 제출한 휴대전화 등을 포렌식한 결과 조씨가 전달받은 텔레그램의 ‘손준성 보냄’ 표시가 조작되지 않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한다. 제보의 신뢰성이 입증된 만큼, 공수처는 수사역량을 집중해 신속하게 진상을 밝히기 바란다.

김오수 검찰총장은 30일 대장동 수사와 관련해 “여야, 신분, 지위 여하를 막론하고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해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하라”고 지시했다. 국민의힘 측 특검 도입 요구를 의식한 발언으로 본다. 검찰은 김 총장 말대로 어떠한 정치적 고려도 없이 진실을 밝혀야 한다. 고발 사주 의혹을 수사하는 공수처도 마찬가지다. 유력 대선 주자들과 관련된 수사인 만큼 형평성과 공정성 논란이 없도록 각별히 유의해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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