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규제 풍선효과, 저축은행 올해 한도 바닥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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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가계대출 옥죄기'로 시중은행이 대출 문턱을 줄줄이 높이자 2금융권인 저축은행으로 대출 수요가 옮겨가고 있다.
이미 십수곳 저축은행이 연간 관리 목표치를 초과하면서 연간 대출 한도가 바닥났다.
79개 저축은행이 내줄 수 있는 연간 가계대출 공급 가능액도 급속도로 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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年 목표치 넘긴 14곳 특별관리
업계선 대출한도 1조안팎 추정
정부의 '가계대출 옥죄기'로 시중은행이 대출 문턱을 줄줄이 높이자 2금융권인 저축은행으로 대출 수요가 옮겨가고 있다. 이미 십수곳 저축은행이 연간 관리 목표치를 초과하면서 연간 대출 한도가 바닥났다. 금융당국은 업계 1위 SBI저축은행 등 주요 금융사를 불러 목표치 준수를 재차 당부하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SBI저축은행과 한국투자저축은행, 애큐온저축은행 관계자 등을 불러 가계대출 증가율 제한을 당부했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이미 상반기 증가율이 36%를 넘었고, 한국투자도 한계치에 임박했다. SBI저축은행은 총량 한도가 남아있지만 업계 1위라는 상징성을 고려해 관리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축은행이 줄줄이 연간 목표치(21.1%)를 초과하자 당국은 관리 고삐를 죄고 있다. 지난 24일에는 이미 증가율이 40%에 육박한 KB저축은행에도 총량 관리를 요청했다. 상반기말 기준 대신저축은행(78.9%), BNK저축은행(36.3%) 등 17개사가 목표치를 넘었다. 업계 평균 증가율(14%)을 넘긴 저축은행은 23개에 이른다.
79개 저축은행이 내줄 수 있는 연간 가계대출 공급 가능액도 급속도로 줄고 있다. 연간 관리 목표치를 고려하면 올해 취급할 수 있는 가계대출은 6~7조원가량이었다. 하지만 상반기에만 4조5000억원가량이 증가(31조5947억원→36조0087억원)했다.
특히 1분기(1조8691억원)에 이어 2분기(2조5448억원) 등 은행권 대출 중단의 여파로 증가세도 가팔라지는 양상이다. 당국의 관리감독 강화로 증가세가 주춤해지긴 했지만, 잔여한도와 3분기 증가액을 고려하면 업계의 대출한도가 1조원안팎 남은 것으로 추정된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기존 가계대출 잔액이 많지 않았던 중대형 저축은행들의 대출 증가율이 급격하게 높아졌다"며 "상대적으로 취급 여력이 있는 초대형 저축은행으로 수요가 옮겨갈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이 개별 저축은행을 불러 관리를 당부한 만큼 대출 문턱이 높아지는 건 불가피한 수순이라고 입을 모은다. 저축은행중앙회 등 단일화된 창구로 소통하던 금융당국이 최근 특정 금융사 여신담당 임원을 불러 관리를 요청한 건 업계 전체가 사안의 심각성을 인식하라는 의미를 준다는 얘기다. 업계 수위권 저축은행 관계자는 "아직 한도가 남아 있는 저축은행까지 부른 건 일종의 경고성 메시지"라며 "연간 취급 한도가 아직 남아있지만 증가 현황을 당국에 정기적으로 전달하고 있는 만큼 더욱 면밀하게 관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대출총량 관리 목표치를 넘긴 14개 저축은행을 특별관리 대상으로 선정해 동향을 파악하고 있다"며 "SBI, OK저축은행 등도 아직은 총량 한도에는 여유가 있지만 매주 증가세를 파악하면서 관리에 힘써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두현기자 ausur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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