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집단발병' 익산 장점마을 주민, 위로금 50억 받고 소송 취하

김영헌 2021. 9. 30.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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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이 집단으로 발병한 전북 익산시 장점마을 주민들이 50억 원의 위로금을 받고 소송을 취하하기로 했다.

익산시는 장점마을 주민에게 50억 원의 위로금을 지급하고 체계적으로 의료비를 지원하기로 한 민사조정안에 합의했다고 30일 밝혔다.

주민들은 앞서 민사조정 과정에서 합의금을 80억 원으로 낮췄지만, 전북도와 익산시가 50억 원 이상은 지급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협상이 결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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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민사조정안 수용
체계적인 의료비 지원도
지난 6월 2일 전북 익산시 장점마을 인근 폐비료공장(금강농산)에서 최재철 장점마을 주민대책위원장이 공장 시설과 운영 행태를 설명하고 있다. 금강농산은 1급 발암물질 배출원인 연초박을 별도의 정화장치도 없이 수년간 태워 인근 마을에 집단 암 발병을 일으켰다. 익산=송진호 인턴기자

암이 집단으로 발병한 전북 익산시 장점마을 주민들이 50억 원의 위로금을 받고 소송을 취하하기로 했다.

익산시는 장점마을 주민에게 50억 원의 위로금을 지급하고 체계적으로 의료비를 지원하기로 한 민사조정안에 합의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합의금 규모는 마을 주민들이 당초 요구했던 157억 원에 훨씬 못미치는 금액이다. 주민들은 앞서 민사조정 과정에서 합의금을 80억 원으로 낮췄지만, 전북도와 익산시가 50억 원 이상은 지급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협상이 결렬됐다. 이후 주민들은 지난해 7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소송전을 진행하는 한편 조정 절차도 병행해 왔다.

의료비 지원 범위는 비료공장으로 피해를 본 장점마을 모든 주민의 치료비 일체로 조정됐다. 이를 위해 익산시는 다음달 내에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예산을 편성하기로 했다. 다만 해당 조정안은 민사조정을 신청한 전체 주민 175명 중 찬성한 146명에게 우선 적용되며, 반대한 20여명은 현재의 소송을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주민 대부분이 고령인 상황에서 수년이 걸릴 수밖에 없는 소송 결과를 기다리기 어렵다는 점 등을 고려해 조정안을 받아들인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정안은 이르면 다음 주께 법원에서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이번 합의로 암 집단 발병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는 비료공장이 들어선지 21년, 암 집단 발병이 표면화한 지 4년여 만에 ‘장점마을의 비극’은 수습 국면을 맞게 됐다. 앞서 장점마을 주민들의 암 집단 발병이 알려진 뒤 환경부가 역학조사를 벌인 결과 암 발병 원인이 비료공장의 연초박(담뱃잎 찌꺼기)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익산시 등 행정기관이 제대로 된 관리·감독을 하지 않아 사태를 키운 점이 감사원 감사 결과 확인되기도 했다. 비료공장이 생긴 후 장점마을 주민 16명 가량이 각종 암으로 숨졌고, 여러 명이 투병 중이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주민에게 고통을 드린 점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 주민들이 하루빨리 건강을 회복해 일상으로 복귀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앞으로 다시는 이런 환경피해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관리·감독하겠다”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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