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 노란색 컬러 볼의 진실은?

민학수 기자 2021. 9. 30.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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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어니 엘스가 "흰색만 쓰다 바꿔보니 집중력 높아지고 퍼팅때도 좋더라" 권유
바꾸자마자 준우승-우승.. "바람을 이길 수 있는 스핀양보고 공 결정"
‘코리안 탱크’ 최경주가 지난 9월27일 페블비치에서 열린 퓨어 인슈어런스 챔피언십에서 한국 선수로는 처음 정상에 오른 뒤 환호하고 있다. 그가 오른손에 든 노란색 컬러볼을 보고 궁금증을 나타내는 질문이 많았다. 친구 어니 엘스의 조언으로 사용하기 시작하자마자 준우승, 우승을 가져온 행운의 브랜드다./AFP연합뉴스

‘코리안 탱크’ 최경주(51)는 지난 2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몬터레이의 페블비치 골프 링크스에서 막을 내린 퓨어 인슈어런스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올랐다.

50세 이상 선수들이 경쟁하는 미 PGA 챔피언스투어에서 한국 선수가 거둔 최초의 우승 기록이다. 2002년 컴팩 클래식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미 PGA 투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19년 만에 베테랑들이 나서는 무대에서 또 한 번 쾌거를 이룬 것이다.

최경주가 챔피언 퍼트에 성공하고 웃는 듯 우는 듯한 표정으로 찍은 사진을 보고 감동적이었다는 팬들이 많았다. 그 사진에 최경주는 오른손에 공을 쥐고 있는데 노란색 색깔 공이었다. 최경주가 그 대회에서 줄곧 사용한 브랜드 볼이다.

‘빅 이지’라는 별명으로 한 시대를 풍미한 어니 엘스(남아공)가 “기분 전환에 도움이 되고 퍼팅 때 공이 잘 보인다”며 권했다는 이야기를 기사에 썼다. 그런데 도대체 최경주가 언제부터 색깔 공을 쓰고 왜 쓰는지 더 알려주면 좋겠다는 추가 질문이 많았다.

그래서 30일 경기도 여주의 페럼클럽(파72·7217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 출전한 최경주에게 보충 질문을 해보았다.

최경주의 말이다. “어니 엘스도 저와 같은 브랜드(스릭슨) 용품을 사용해요. 하루는 엘스가 ‘하얀 공을 줄곧 사용하다 노란 볼로 바꿔 보았더니 집중력이 더 높아지더라. 퍼팅 때도 공 구르는 게 더 잘보이더라고 해요. 너도 한번 써봐라’ 그러는 거예요. 그래서 지난주부터 사용했는데 준우승과 우승을 차지했어요. 엘스에게 한턱 내야겠어요.” 어니 엘스(52)가 2019년 프레지던츠컵 단장을 맡았을 때 최경주를 부단장으로 선임하는 등 둘은 나이가 들수록 더 가까워진 친구 사이다.

최경주는 이날 인터뷰에서 그동안 그를 후원해온 후원사에 감사를 표하며 자랑도 한동안 했다. 프로 데뷔 초기인 1996년부터 의류 후원을 해온 국내 골프 의류인 슈페리어를 비롯해 탱크 샤프트, 현대해상 등을 언급하던 그는 사용하는 노란색 볼(스릭슨 Z-STAR)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최경주가 어프로치 샷을 하는 모습. /던롭 스포츠 코리아

그는 볼을 선택할 때 스핀이 지속하는 정도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최경주는 “내가 원하는 곳까지 볼이 날아가는 것, 바람이 강한 상황에서도 비거리가 유지되는 것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스핀양이 끝까지 얼마나 잘 유지되는지가 중요하다”며 “볼은 스핀 없이는 바람의 저항을 끝까지 뚫고 가기가 어렵고, 스핀이 끝까지 못 가면 야구에서 투수의 너클볼처럼 땅으로 힘없이 떨어지게 된다. 선수가 어떻게 치느냐도 물론 중요하지만, 볼의 제원(특성)이 적당한 스핀을 만들고 그 스핀을 끝까지 유지할 수 있는 볼이냐도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지금 사용하는 볼이 초기 스핀이 끝까지 잘 유지되기 때문에 믿음을 갖고 친다고 했다.

그가 이번에 우승을 차지한 페블비치는 태평양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영향이 강한 곳이다. 홀마다 바람의 방향이 바뀌기 때문에 바람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그 전주에 준우승을 차지한 샌더스 인터내셔널이 열렸던 곳(사우스다코타주 수폴스)도 미국에서 바람 강하기로 네 손가락 안에 드는 곳이었다고 한다.

그는 “10년 동안 챔피언스투어를 열심히 하면서 매년 1승씩 이어지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조금 늦었지만 일단 첫 승을 올렸다. 더 몸을 잘 만들어서 잘 생활하면서 대회를 준비하다 보면 2승도 곧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그는 “이번에 돌아가면 6개 대회 정도 남았는데, 좋아하는 코스가 두 군데 있어서 기대감이 있다. 최근 좋아진 아이언 샷과 퍼트 등을 계속 다듬으면서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좋은 경기로 다시 만나 뵙겠다”며 웃었다.

미국에서 대회 직후 귀국 길에 올랐던 최경주는 전날 장대비속에서도 18홀 연습라운드를 도는 등 의욕을 보였지만 시차적응이 되지 않은 듯 1라운드를 3오버파로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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