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비대면 계좌개설 인터넷은행, 금융사기 범죄 악용 급증

김준영 2021. 9. 30.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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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의 고객 수가 1700만명을 돌파하며 성장세가 가파른 가운데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범죄에 이용되는 계좌도 함께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최근 신규 계좌 개설 속도가 워낙 가파르다 보니 사기에 이용되는 계좌도 함께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시중은행은 물론 인터넷전문은행 모두 내부통제 기준이 미비하거나 보안시스템 구축 수준이 미달하는 부분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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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제출 금감원 자료보니
카뱅 사기 이용계좌수 13배 증가
2017년 199개→ 2020년 2705개로
2021년 들어서도 6월까지 2025개나
케뱅, 477개.. 2020년 전체보다 많아
시중은행들은 절반이하로 줄어
"신고 안된 불법계좌 훨씬 많을 것"
카카오뱅크 본사. 사진=연합뉴스
카카오뱅크의 고객 수가 1700만명을 돌파하며 성장세가 가파른 가운데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범죄에 이용되는 계좌도 함께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의 경우 사기에 악용되는 계좌가 최근 감소세로 돌아선 반면,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반대의 추세를 보이는 만큼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30일 국회 정무위원회 배진교 의원(정의당)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통신사기피해환급법에 따라 지급정지된 카카오뱅크의 사기이용 계좌 수는 2017년 199개에서 지난해 2705개로 13배 가까이 증가했다. 올해 6월 기준으로는 2025개로 반년 만에 작년 한 해 전체에 육박하는 규모를 기록했다.

또 다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의 경우 지급정지된 사기이용 계좌가 2017년 157개에서 지난해 423개에 이어 올해 6월 기준 477개로 각각 증가했다.

반면 기존 시중은행들의 경우 최근 감소세가 뚜렷하다. KB국민·신한·우리·하나·SC제일·씨티은행 등 시중은행 6곳에서 사기에 이용돼 지급정지된 계좌는 2017년 2만3169개에서 2019년 4만4395개로 늘었다가 지난해 절반 이하인 2만426개로 줄었다. 은행별로 살펴봐도 각각의 추이는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통신사기피해환급법에 따른 사기이용계좌는 단순한 대포통장이 아니라 피해자의 자금이 송금 이체된 계좌 및 해당 계좌로부터 자금의 이전에 쓰인 계좌를 말한다. 보이스피싱과 스미싱 등 전자통신금융사기에 사용돼 재산상 피해자가 발생한 계좌의 총수로 대포통장보다는 넓은 개념이다. 통상 피해자의 신고 및 요청을 거쳐 금감원이 지급정지한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시중에 많은 자금이 풀리고, 디지털 전환 등 기술혁신이 가속화함에 따라 계좌가 범죄에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은행별로 기술 고도화 작업이 한창이다. 오픈뱅킹의 대중화를 비롯해 이와 맞물린 금융시스템 개편 과정에서 범죄에 악용되는 계좌를 미리 잡아내고 모니터링하는 작업에 대한 중요성도 커지고 있는 셈이다. 정보통신기술(ICT)의 우위를 내세우며 출범한 인터넷전문은행 또한 차별화된 기술로 의심 거래를 미리 차단하거나 예측해 피해를 예방하는 기술에 공을 들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최근 신규 계좌 개설 속도가 워낙 가파르다 보니 사기에 이용되는 계좌도 함께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시중은행은 물론 인터넷전문은행 모두 내부통제 기준이 미비하거나 보안시스템 구축 수준이 미달하는 부분은 없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코로나19와 디지털 전환의 흐름과 함께 금융사기범죄 또한 고도화한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대면 중심이었던 금융사기범죄가 스미싱 등 디지털 범죄로 진화하고, 비대면 계좌 개설이 늘어나는 허점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아무리 금융시스템 자체적으로는 대비가 철저하다 해도 고객 단계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되거나 사기 범죄에 노출된다면 이후 단계에서 더욱 간편하게 범죄에 악용될 수 있는 셈이다.

배 의원은 “신고로 접수되어 지급 정지된 건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불법에 활용되는 계좌는 훨씬 많을 것”이라면서 “특히 단기간 사이 인터넷전문은행의 사기이용계좌 지급 정지 건수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 확인된 만큼 이유를 금융감독 당국이 분석해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준영 기자 papeniqu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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