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긴축 선제대응 좋지만 부작용 세심히 살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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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금융 수장들이 대내외 리스크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9월 30일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고승범 금융위원장,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참석했다.
거시경제금융회의는 지난 2월에 이어 올해 두번째로 열렸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은행과 제2 금융권을 상대로 대출을 줄일 것을 종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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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스톰'은 막아야
시기적으로 4인 회동은 적절했다. 지금 세계 경제는 코로나 위기의 한복판에서 포스트 코로나로 넘어가는 전환기를 맞았다. 전쟁에선 공격 못지않게 질서 있는 회군도 중요하다. 시장에 풀린 돈을 티 안 나게 거둬들여야 한다. 비정상의 정상화, 곧 연착륙이다. 홍 부총리는 모두발언에서 "충분히 예상할 수 있지만 쉽게 간과할 수 있는 '회색 코뿔소'와 같은 위험요인들을 확실하고 선제적으로 제거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밖을 보면 G2, 곧 미국과 중국에서 동시에 리스크 요인이 불거졌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연내 테이퍼링에 착수하고, 내년 기준금리에 손을 댈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테이퍼링은 연준이 시장에서 사들이는 자산 규모를 축소한다는 뜻이다. 자산 매입을 줄이면 그만큼 시장에 돈이 덜 풀린다. 시장은 이를 긴축의 출발점으로 여긴다. 금융위기 때도 연준은 1차 테이퍼링, 2차 금리 인상의 수순을 밟았다. 이번에도 같은 절차가 예상된다.
중국은 코로나 침체에서 벗어나는 듯하더니 그만 헝다 수렁에 빠졌다. 중국 정부의 구제금융이 없는 한 부동산 재벌 헝다그룹의 디폴트(채무불이행)는 시간문제로 보인다. 사실 기업들이 짊어진 거대한 빚은 중국 경제의 아킬레스건이다. 헝다는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 한국 경제는 중국 의존도가 세계 어느 나라보다 높다. 헝다그룹 사태를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안을 봐도 눈덩이 가계빚, 한계기업 증가, 자영업자 부채, 금융·부동산 거품 등 시한폭탄급 악재가 수두룩하다. 정은보 금감원장이 꾸준히 '퍼펙트 스톰' 경고음을 울리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정 원장은 지난 8월 취임사에 이어 9월 28일 임원회의에서 다시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는 퍼펙트 스톰 가능성을 경고했다. 6월 말 기준 가계빚은 1806조원으로, 사상 처음 1800조원대를 넘어섰다. 이대로 두면 가계빚은 홍 부총리가 말한 '회색 코뿔소'로 언제 돌변할지 모른다.
정부와 한은은 이미 긴축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8월 하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데 이어 추가 인상을 짙게 시사하고 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은행과 제2 금융권을 상대로 대출을 줄일 것을 종용하고 있다. 정부는 10월 중 가계부채 관리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연내 증가율을 6%대로 묶고 상환능력 내 대출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선제 대응은 바람직하다. 다만 그 과정에서 서민, 실수요자들에게 피해가 돌아가지 않도록 세심한 관리가 따라야 한다. 홍 부총리 등 4인이 수시로 만나 지혜를 모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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