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작전명 '회색 코뿔소 제거'..홍남기, 가계부채 잡나?

KBS 2021. 9. 30.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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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명 : 통합뉴스룸ET
■ 코너명 : ET WHY?
■ 방송시간 : 9월30일(목) 17:50~18:25 KBS2
■ 출연자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장
■ <통합뉴스룸ET> 홈페이지
http://news.kbs.co.kr/vod/program.do?bcd=0076&ref=pMenu#2021.9.30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빠르게 증가한 가계 부채가 우리 경제의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공통 인식하에 그 관리 방안을 협의하겠습니다.

[앵커]
홍남기 부총리가 가계 부채 문제 좀 논의하자면서 금융당국 수장들을 모두 불러 모았습니다. 그만큼 빚 문제가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건데, 그렇다면 더 센 대출 규제가 나오는 건지, 현금 없는 실수요자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하나하나 짚어볼까 합니다.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장 나오셨습니다. 소장님, 안녕하세요? 재정과 통화 정책 최고책임자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예고 없이 만난 자리라고 하는데 중요한 얘기들 나왔습니까?

[답변]
그렇습니다. 사실 외상이면 소도 잡아먹는다고 했거든요. 그런데 금리 인상기에 빚이 많으면 은행에 잡아먹힙니다. 그런데 이제 빚은 뱃살로 비교할 수 있어요. 뱃살, 다이어트 어렵잖아요? 굉장히 성인병도 유발하죠. 오늘 금융당국의 4대 수장이 모였습니다. 굉장히 이례적이에요. 7개월 만이고요. 특히나 고승범 금융위원장 그리고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취임한 이후 처음입니다. 그만큼 가계 부채 문제가 심각하다는 건데요. 앞서 인터뷰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가계 부채가 우리 경제 최대 리스크다. 그러면서 10월 중에 추가 대책을 내놓겠다는 겁니다. 그러면 당연히 대출을 억제하는 대책이 주류가 될 수밖에 없는데 또 뭐라고 단서를 달았냐 하면, 실수요자도 상환 능력을 보고 대출해 주겠다는 답을 했기 때문에 굉장히 강도 높은 다이어트가 예고가 된 셈입니다.

[앵커]
홍남기 부총리가 그러면서 가계 부채 문제를 회색 코뿔소에 비유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경제 용어에 왜 갑자기 이렇게 동물을 등장시킨 걸까요?

[답변]
그렇습니다. 경제 용어 중에 경제 충격을 나타내는, 비유하는 동물들이 꽤 많습니다. 예를 들어서 리만 사태나 코로나19와 같은 굉장히 갑작스러운 경제 충격을 우리는 블랙 스완이라고 합니다.

[앵커]
검은 백조.

[답변]
검은 백조. 그런데 이 회색 코뿔소를 언급한 이유는 뭐냐, 이 가계 부채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거든요. 늘 있었지만 사람들이 굉장히 간과하기 쉬운 잠재적인 위험이다. 이 잠재적인 위험이 폭발하면 금융 불균형이 심화되기 때문에 위험할 수 있으니 사전에 단단히 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언제 터질지 모르니 일단 선제적으로 대처하자. 그런데 정말 터지기 직전입니까? 위험 수위가 어느 정도까지 올라와 있어요?

[답변]
일단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게 되면 2분기 말 기준 가계 부채의 총액 잔액은 1,805조 원입니다. 증가율을 보게 되면 1년 전에 비해서 10.3% 늘었어요. 앵커님 급여 10% 늘었어요?

[앵커]
절반도 안 될 것 같은데.

[답변]
할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죠? 그렇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한 해 경제 규모 대비, GDP 대비 빚의 규모가 더 높아졌습니다. 105%.

[앵커]
그러니까 월급은 안 올랐는데 빚만 늘었다, 그 말씀이시군요.

[답변]
그렇습니다. 그런데 상대적으로 전 세계 주요국의 GDP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을 보면 60% 중반이에요. 그러니까 우리가 증가 속도도 빠르고 경제 규모 대비 빚이 좀 많다는 겁니다. 물론 아직까지 연체율이 높은 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제적 관리는 필요하다는 시그널을 주고 있는 겁니다.

[앵커]
그래서 지금 나오고 있는 대책이 대출 총량을 규제하는 건데, 그렇게 대출 총량을 규제하면 가장 타격을 받는 계층, 그러니까 이 가계 부채의 가장 취약한 계층은 어떤 사람들을 봐야 할까요?

[답변]
화면에서 보시는 것처럼 대출, 대출, 대출. 이게 3개 금융 기관 이상에서 대출받은 분을 다중채무자라고 합니다. 그리고 영세 소상공인, 코로나19 때문에 지난 2년 동안 정상적인 영업 활동을 하지 못하셨어요. 그리고 영끌 해서 빚투에 나서고 있는 20~30대가 가장 취약한 계층입니다.

[앵커]
이 중에서 다중채무자가 방금 말씀하신 대로 금융기관 세 곳 이상에서 돈을 빌린 사람들인데 이런 사람들이 실제로 많습니까?

[답변]
그렇습니다. 세 곳 이상에서 빚을 낸 다중채무자가 지금 지난해 말 기준 420만 명이 넘었습니다. 이들이 진 빚만도 510조 원이 넘어요.

[앵커]
510조요?

[답변]
그렇습니다. 이분들이 왜 위험하냐? 1금융권의 대출 만기를 막기 위해서 2금융권, 사금융에서 돈을 빌려서 빚을 돌려막고 있다는 거예요.

[앵커]
불법 대출 시장까지 갔다는 얘기죠?

[답변]
그렇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만에 하나 여기에서 금리까지 오르게 되면 이분들은 더 이상 밀려날 곳이 없는 겁니다. 가장 취약한 계층, 다중채무자 중에서 거의 한 11%, 10명 가운데 1명의 경우에는 연체의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금융당국은 보고 있습니다.

[앵커]
다중채무자들의 빚 규모가 510조 정도라고 하셨고. 그런데 자영업자 대출은 850조라고 하던데요. 이분들은 그러면 빚 상환 능력은 어느 정도 되나요?

[답변]
맞습니다. 영세 소상공인의 경우 지난 2년 동안 정상적인 영업을 못 했습니다. 특히나 지난 7월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가 최고 단계로 격상되면서 고정비용, 임대료 나갑니다. 인건비 줘야 하고요. 그리고 손님이 올지 모르니까 재료비를 갖다 놔야 해요. 비축해야 돼요. 이런 고정비용 때문에 정부가 아무리 지금 각종 지원금을 준다 하더라도 하루, 한 달 견디기 힘들다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우리는 오히려 영업하고 싶다고 지금 시위를 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 영세 소상공인들 가운데, 특히나 5명 가운데 1명꼴로 다중채무자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이분들의 경우에는 사실은 금리가 0.5%p만 오른다 하더라도 850조에 대한 이자 부담이 거의 3조 원 가까이 늘어나는 구조입니다.

[앵커]
지금 마지막으로 보이는 저 2030세대, 그러니까 가계 부채 문제가 이제는 젊은 층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건데 비교적 소득이 적은 저런 젊은 세대 층이 왜 이렇게 빚을 많이 내는 거예요?

[답변]
그렇습니다. 지금 2030의 대출 규모도 만만치 않은데요. 거의 500조 원에 육박해요. 480조 원입니다. 2030들은 주로 대출을 어디에서 냈나 봤더니 전세 대출입니다. 집을 구하지 못하니까 1년 새 집값이 많이 올랐기 때문에 전세 대출 비중이 25%예요. 여기에다 우리가 마이너스 통장 대출이라는 신용대출 증가율이 20%입니다.

[앵커]
그건 어디에 쓴 거죠?

[답변]
그러니까 이런 신용대출을 받아서 상대적으로 지금 자산 격차가 벌어지다 보니까 주식, 공모주 청약 그다음에 부동산, 코인 시장에 올인하고 있다는 거예요. 문제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주식 시장이 나쁘지 않았어요. 그런데 올해 들어서는 개인들이 투자한 주식 10개 종목 가운데 9개 종목이 내렸어요. 금리까지 올랐습니다. 이렇게 되면 빚 상환 부담을 더 크게 하기 때문에 2030의 부채도 상당히 리스크가 큽니다.

[앵커]
지금 금리가 더 여기서 오르면 더 큰 부담이 생긴다는 말씀을 계속하시고 계신데, 한국은행은 내년까지 한두 번 정도 금리를 더 올리겠다는 거를 사실상 명시적으로 시그널을 준 상황이잖아요.

[답변]
맞습니다.

[앵커]
그렇게 올리게 되면 실제 이자 부담은 어느 정도 늘어난다고 봐야 합니까?

[답변]
맞습니다. 가계 부채가 1,800조가 넘어간 상황에서 단순하게 계산한다 하더라도 이미 한은이 지난 8월에 금리를 한 단계 올렸고요. 올해 남은 두 번의 금통위 가운데 11월, 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 되고 있습니다. 여기에다 한은의 이주열 총재가 퇴임하고 난 이후, 내년 대선 이후에 한 차례 더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 현재 0.75%인 기준금리는 1.25%까지 올라갑니다. 그러면 순식간에 0.5%p 금리가 오르게 되는데요. 그러면 아까 1,800조에 대한 0.5% 인상분, 가계가 부담하는 이자는 한 6조 원 가까이 늘어나고요. 여기다 자영업자 이자 부담도 3조 원 가까이 늘어나게 됩니다.

[앵커]
이미 기준 금리 올라가기 전부터 시중금리가 계속 올라가고 있어요. 은행 가보면 아마 대출 금리 오른 거 보고 놀란 분들 많으실 텐데, 주택담보대출은 0.07%p 이미 올랐고 신용대출도 많이 올랐고요. 어떻게 보면 지금 대출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니까 은행들이 어떻게 보면 이자 장사를 해야 한다? 하고 있다? 이렇게 볼 수도 있는 거 아닌가요?

[답변]
맞습니다. 은행들은 비 올 때 우산 뺏어요. 지금 수요자들이 많아서 대출할 사람들이 줄 서고 있기 때문에, 사실은 예금 금리는 낮추고 대출 금리는 올리고 있습니다. 저게 지금 한은이 8월에 0.25% 금리 인상했으니까 당연한 게 아니냐고 할 텐데, 이전에, 6월 이전에 그만큼 올렸습니다. 그러면서 지금 상반기 기준 5대 금융 지주의 이자 순익이 15조 원을 넘어선 사상 최대입니다. 금융당국이 대출 총량을 관리하라고 했지 예대마진을 확대하라고 한 게 아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짱 이자 장사에 나서고 있는 것, 이런 관행은 소비자들이 철퇴를 해야 하는데 지금 소비자들이 굉장히 불리한 구조이기 때문에 은행을 선택할 방안 밖에 없어서 아마 이 부분에 대한 금융당국의 관리 감독도 필요합니다.

[앵커]
결국 1금융권, 2금융권, 이렇게 금리가 올라가면 취약 계층의 경우에는 말씀하신 대로 불법 대출 시장인 사금융권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는데, 대출 총량 규제 하는 거 말고요. 다른 정책 수단은 없나요? 가계 부채 관리할 수 있는 다른 방법.

[답변]
일단 총부채 원리금 상환 비율, 그래서 개인별로 연 소득의 40% 이내에서 모든 대출의 연 이자를 관리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데요.

[앵커]
DSR 말씀하시는 거죠?

[답변]
그렇습니다. 궁극적으로 DSR의 최종 적용 시점은 2023년 7월 이후예요. 하지만 이번 4대 금융당국 수장들이 모여서 아마 이걸 앞당길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게 되면 개인차별로 굉장히 소득이 적으신 분의 경우에는 대출 한도가 굉장히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그러다 보니까 앞서 말씀하셨던 것처럼 부작용으로 사금융으로 내몰릴 수 있는 인원이 30만 명이 넘을 것으로 보이거든요. 이분들에 대한 배려도 필요합니다.

[앵커]
다음 달 가계부채 관리 대책 어떤 게 나올지 그 내용도 좀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ET WHY, 이인철 소장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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