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마켓' 아무도 모를 때 과감히 투자..수익률 20배 '잭팟' [한국의 유니콘메이커]

김종우 2021. 9. 30.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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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사이트]
송은강 캡스톤파트너스 대표
초기 스타트업 전문 '마이크로 VC'
컬리, 직방, 당근마켓 초기단계 투자
내년 IPO 추진

≪이 기사는 09월29일(08:12)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1인용 화덕피자 브랜드 '고피자'는 세상에 나오지 못할 뻔했다. 카이스트 출신의 임재원 대표가 푸드트럭 한 대로 야심차게 사업을 시작했지만 외식업이라는 이유로 투자자를 찾기 어려웠다. 사업을 접어야 할 위기에 처한 2018년, 그의 열정을 눈여겨 본 한 벤처캐피털(VC) 대표가 손을 내밀었다. 기사회생한 고피자는 이듬해 40억원 규모 시리즈 A 투자에 이어 지난 5월에는 110억원의 시리즈 B 투자 유치에도 성공했다. 지금은 국내외 110곳 넘는 지점을 가진 브랜드로 성장했다. 

28일 기자와 만난 송은강 캡스톤파트너스 대표(사진)는 스타트업계의 '키다리 아저씨'로 불린다. 어려움을 겪는 초기 단계 스타트업에 선뜻 손을 내밀어서다. 캡스톤파트너스는 초기 스타트업에 전문으로 투자하는 '마이크로 VC'를 지향한다. 송 대표는 "열정있는 초기 창업가들이 잘못된 길로 들어서지 않도록 관심을 아끼지 않는 '길잡이'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캡스톤파트너스는 운용자산(AUM)이 2000억원대로 크지 않은 편이지만 자금에 목마른 창업 초기 스타트업들에게는 '단비' 같은 존재다. 마켓컬리, 직방, 정육각 등 성장세가 가파른 회사들의 초기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포트폴리오의 하이라이트는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이다.기업가치가 100억원이 채 되지 않았던 시기에 처음으로 투자했다. 이후 당근마켓의 모든 투자 라운드에 후속 참여하며 총 4차례, 153억원을 베팅했다. 당근마켓의 몸값은 3조원으로 불어났다. 캡스톤파트너스의 수익률은 20배에 육박한다.

송 대표는 "'뉴칼라' 창업가에게 투자한다"고 말했다. 뉴칼라는 화이트칼라나 블루칼라가 아닌 새로운 노동 계급이다. 창업가에 있어서 뉴칼라는 인공지능(AI) 등 기술을 활용할 줄 알고, 변화를 갈망하고, 협업할 줄 아는 창업가들을 일컫는다. 송 대표는 그 중에서도 "다른 사람들과 손잡고 일할 줄 아는 창업가들을 선호한다"며 "회사의 '사람'에 집중하면 재무제표와 같은 '숫자'로는 나타나지 않는 부분들이 보인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문구 거래 플랫폼 '위버딩' 운영사인 누트컴퍼니는 송 대표가 애정을 갖고 있는 피투자기업 중 하나다. 노트 필기 문화가 아날로그 형태에서 태블릿PC 등을 이용한 디지털 형태로 변화하면서 그에 맞는 디지털 문구를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회사다. 또 LG유플러스 사내벤처로 출발해 기업간(B2B) 퀵서비스 플랫폼을 선보인 '디버'도 송 대표의 눈길을 사로잡은 회사다. 두 회사 모두 수요자 중심으로 새롭게 재편된 산업 생태계를 제대로 '캐치'해냈다는 게 그의 말이다. 

송 대표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들이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 봤다. 그는 "x라는 미지수에 AI가 접목되면 확장성이 무궁무진하다"며 "의료부터 음악, 미술, 요리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AI를 심어 혁신을 이뤄내는 스타트업이 성공한다"고 말했다. 이어 "AI를 통해 사업을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해결하는 회사가 살아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 대표는 창업가들에게 조언도 건넸다. 그는 "첫째는 '실행력'이 중요하다는 것, 둘째는 사람들과 잘 '협업'해야 한다는 것, 마지막으로 '언제든지 망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고 했다.

송 대표는 '쫄지말고 투자하라'라는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고 있다. 이희우 코그니티브인베스트먼트 대표와 함께 스타트업 창업자를 만나 성장 가능성과 투자 가능성을 상담하는 토크쇼다. 2012년부터 시작해 지난해까지 시즌9까지 진행됐다. 송 대표는 "곧 새로운 시즌을 시작할 예정"이라며 "스타트업의 사업 내용과 VC의 시각을 모두 경험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소개했다.

캡스톤파트너스는 당분간 해외보다는 국내 스타트업 투자에 집중할 계획이다. 국내에 숨겨진 좋은 창업자들이 넘쳐난다는 게 송 대표의 말이다. 또 내년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도 추진한다. 

◼︎ 송은강 대표는

△서울대 계산통계학 학사
△KAIST 전산학 석사 
△1988~1991년 삼성종합기술원
△1991~1996년 삼성전자연구소
△1997~2000년 케임브리지 삼성파트너스
△2000~2007년 MVP창업투자
△2008년~ 캡스톤파트너스 대표이사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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