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삼킨 '대장동 블랙홀'..10월 정국부터 대선까지 유동성 커진 정국

유정인·윤승민 기자 2021. 9. 30.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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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국토교통위원들이 30일 오전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 씨의 누나가 구입한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윤석열 부친 주택을 찾아 현장조사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대장동 블랙홀’의 확장이 본격화했다. 의혹의 본질을 둘러싼 여야의 프레임 전쟁은 확신일로다. 오는 1일 막을 올리는 국회 국정감사부터 여야 대선 경선까지 10월 정국 전체가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블랙홀 안으로 빨려 들고 있다. 불똥이 어디로 튈지도 모른다. 진실규명 방향이 5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선 구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게 돼, 대선 정국 유동성이 여야 모두에게 높아졌다.

여야는 30일에도 대장동 의혹을 둘러싼 프레임 경쟁을 이어갔다. 여당 유력 주자에게 튄 불똥이 야당 유력주자에게 옮겨붙으며 여야 전체로 번져나간 만큼 공격권을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언론중재법 공방을 잠시 뒤로 미룬 뒤 대장동 전면전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대장동 의혹을 ‘국민의힘 게이트’로 규정하면서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가족과 특혜업체로 지목된 화천대유 관련자의 연관성을 부각하는 데 집중했다. 화천대유 최대주주인 김만배씨의 누나이자 관계사 천화동인 3호의 소유주인 김명옥씨가 2019년 윤 전 총장 부친의 서울 연희동 단독주택을 구입한 것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기가 막힌 우연으로 화천대유 관련자가 (윤 전 총장 부친의 집을) 빚내서 매입했는데 까면 깔수록 야당 인사만 나오는 화천대유의 매직”이라며 “윤 전 총장은 지금이라도 후보직을 내놓고 국민께 사죄하라”고 말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당시 거래된 서울 연희동의 주택 인근을 현장조사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아들의 ‘화천대유 50억원 퇴직금 논란’을 빚은 곽상도 의원에 이어 윤 전 총장을 화천대유 관련 의혹의 중심으로 띄우는 전략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0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여당에 ‘판교대장동게이트 특검법’ 수용을 촉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은 민주당 유력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면서 특검 도입을 압박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특검으로 의혹을 규명해도 부족한 판에 민주당과 이 지사가 특검을 거부하는 이유는 뭔가. 특검 거부하는 사람들이야 말로 첫째 의심대상자이자 범인”이라며 “특검만이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전날 서울중앙지검에 꾸려진 전담수사팀을 ‘꼬리자르기’ 시도로 규정하고 당 지도부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 등이 특검 압박 총력전에 나섰다.

대장동 의혹은 공수가 명확히 구별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폭발력을 더하고 있다. 여야 주요 대선 주자 및 여야 인사들 관련 의혹이 복잡하게 얽히고 설켜 있어, 양측 모두가 상대를 공격하고 공격을 받는 중이다. 통상의 게이트가 한쪽이 공격하고, 다른 한쪽이 방어하며 역공을 노리는 양상으로 전개되는 것과 다르다. 여기에 전직 고위 법조인들과 언론인들, 기업 관계자까지 연루된 의혹까지 연일 쌓이면서 게이트의 ‘실체’도 오리무중인 상황이다.

이 때문에 국정감사에서도 여야 모두가 대장동 의혹 진실 규명을 내세워 맞붙게 될 전망이다. 이 지사 캠프 측 이해식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화천대유 게이트”를 국감 중요 이슈로 꼽고 “몸통을 밝히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역시 문재인 정부의 실정과 함께 대장동 의혹을 국감 핵심 과제로 꼽으면서 이 지사에 대한 맹공을 벼르고 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국감 종합상황실 현판식에서 “결코 ‘문재명’(문재인+이재명) 지키기 국감이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증인·참고인 채택을 둘러싸고 양측 신경전도 본격화했다.

여야 정치권은 검찰 수사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수사 과정에서 확인되는 사실관계에 따라 대선을 앞두고 여야 유불리가 엇갈릴 수 있다. 수사와 맞물려 당분간 안갯속 정국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유정인·윤승민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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