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 차세대 음극재 시장 진출 '숨 고르기'

원호섭,최근도 2021. 9. 30.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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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넥시온 합작, 이사회서 부결
중복투자·사업시점 놓고 이견
연일 치솟던 주가도 15%급락
SKC는 사업진출 의지 재확인
미쓰이화학과 합작계약 종료
폴리우레탄 사업은 독자추진

SKC의 차세대 음극재 시장 진출에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영국 기업과 추진 중인 합작사 설립이 이사회에서 부결됐기 때문이다. 차세대 음극재 시장 진출 소식에 전날 신고가를 기록했던 SKC 주가는 이날 15%나 급락했다. 하지만 SKC는 "차세대 음극재 사업 진입을 계속해서 추진할 예정"이라며 신사업 진출 의지를 재확인했다.

30일 SKC에 따르면 전날 오후 진행된 이사회에서 영국의 음극재 기업 넥시온과의 합작사 설립 안건이 일부 이사들의 반대로 부결됐다. 넥시온은 차세대 리튬이온배터리에 탑재되는 실리콘 음극재 개발 업체다. 실리콘을 음극재로 사용하면 에너지 저장 용량이 늘어나 그만큼 전기자동차의 주행 거리를 늘릴 수 있다.

지난 24일 '인베스트 데이'를 통해 2차전지용 차세대 음극재 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회사와 협력해 기술을 확보하고 핵심 사업으로 키워 가겠다고 밝힌 만큼 시장은 SKC와 넥시온의 협력을 사실상 사업 재편의 출발점으로 판단했다.

신사업 진출 기대감에 지난 29일 SKC 주가는 19만9000원을 기록해 전날 대비 3.38% 오르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사회가 넥시온과의 합작사 설립을 부결시켰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30일 SKC 주가는 전일 대비 15% 하락한 16만9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업계에 따르면 SKC 이사회에서는 음극재 사업화 시점과 타당성 등 여러 지점에 대해 이사들 사이에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 관계자는 "새로운 사업 진출 때 발생하는 투자 결정 과정의 하나"라며 "SKC는 과거 동박 사업 투자를 결정할 때도 3년간 분석 기간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그룹 내 계열사인 SK머티리얼즈가 지난 14일 미국의 음극재 기업과 합작사를 세우겠다는 발표를 한 만큼 그룹 차원의 중복 투자 가능성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이에 대해 한 재계 관계자는 "SK그룹은 과거 관계사들의 사업이 겹치는 부문에 대해 큰 문제를 삼지 않았다"며 "경쟁력이 있으면 진출해서 생존하라는 것이 기조"라고 말했다. SKC도 2차전지 음극재 사업 진출을 계속해서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에는 아직까지 변화가 없다.

한편 SKC는 이날 일본 미쓰이화학과의 합작 법인 미쓰이케미칼앤드에스케이씨폴리우레탄(MCNS)의 계약 종결에 합의하고 MCNS를 100% 자회사로 만든다고 밝혔다. MCNS는 2015년 SKC와 미쓰이화학이 설립한 폴리우레탄 원료사업 합작 법인이다. 폴리우레탄의 원료가 되는 폴리올을 생산한다. SKC와 미쓰이화학은 늦어도 내년 5월까지 각자 투입 자산을 회수할 예정이다. 이후 존속법인은 SKC의 100% 자회사로 새 출발을 한다. 양사는 계약 종결 이후에도 협력 관계를 이어 가기로 했다. 이번 계약 종결의 배경에는 양사의 전략적 사업 방향성 차이가 있다. SKC는 세계 진출 등 성장을 중시했고 미쓰이화학은 고기능, 바이오 제품으로 수익성을 높이는 쪽을 선호했다. 이에 양사는 각 사의 전략에 따라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더 적합할 것으로 판단하고 계약 종결에 합의했다.

SKC는 계약 종결 이후 존속법인의 세계 확장과 친환경 사업 확대에 나선다. 우선 동남아와 중남미, 중동 지역에도 추가 진출해 세계 점유율을 높인다. 석유계 원료 대신 피마자유를 사용한 바이오 PU 원료 사업, 폐PU를 원료로 재활용하는 리폴리올 사업 등 친환경 소재 사업도 강화해 폐플라스틱 이슈 해결에 기여한다. 2025년까지 매출 1조원 이상 달성이 목표다.

PU는 자동차 내장재, LNG 및 LPG 선박 등의 단열재로 널리 쓰인다. 최근 전기차 시대가 되면서 MCNS가 자체 개발한 소음·진동 저감 제품, 저밀도 경량화 제품도 주목받고 있다. SKC는 MCNS를 통해 PU 원료 폴리올 사업을, SK피아이씨글로벌을 통해 폴리올의 원료 PO 사업을 해왔다.

[원호섭 기자 / 최근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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