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모시려면 3년은 공들여야죠"

박대의 2021. 9. 30.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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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百 식음료 강화 총력전
콩콩샵·아티장 베이커스..
방방곡곡 발로 뛰며 섭외
온라인몰에 뺏긴 고객 붙들기
식음매출 33% 증가 효과도
롯데백화점 동탄점에 디저트 전문 매장으로 문을 연 `웨이크&베이크`에서 직원들이 타르트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 제공 = 롯데백화점]
양현모 롯데백화점 델리 치프바이어(선임 상품기획자)는 지난 8월 문을 연 롯데백화점 동탄점에 도시락 전문 브랜드 '콩콩샵'을 입점시키기 위해 3년간 공을 들였다.

이 브랜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64만명이 구독하는 유명 인플루언서 '콩콩도시락'이 운영하는 가게다. 간편하면서 보기에 좋은 도시락 요리법을 공유하면서 조리 과정에 사용된 도구를 전자상거래를 통해 판매해왔다.

업계에서 '맛집 전도사'로 통하는 양 치프바이어였지만 당초 오프라인 매장 진출 계획이 없던 콩콩도시락을 백화점에 입점시키는 것은 쉽지 않았다. 경남 통영을 수차례 오가며 오랜 기간 대표를 설득한 끝에 롯데백화점 동탄점에 1호점을 낼 수 있었다. 개점 이후 콩콩도시락은 SNS에서 선보인 음식을 직접 사 먹을 수 있다는 점이 입소문을 타면서 동탄점 대표 맛집으로 유명세를 얻고 있다.

백화점 업계가 새로운 맛집 유치 경쟁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과거 '성공의 보증수표'로 통하며 식음료(F&B) 업체 간에 백화점 입점 경쟁이 벌어진 것과 달리 상품기획자가 직접 외부 유명 식음료 브랜드를 입점시키기 위해 발 벗고 나서는 모양새다. 망리단길, 샤로수길, 경의선숲길 등 '핫한' 지역에 몰리는 발길을 점포로 돌리기 위해 새로운 맛집 발굴에 나서고 있다.

상품기획자들은 예전처럼 업체의 입점 요청을 기다리고 업체를 고르는 '갑'의 입장에서 벗어나 직접 발로 뛰며 전국에 숨은 맛집을 찾아내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백화점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상품을 통해 백화점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정경원 롯데백화점 베이커리 치프바이어는 '아티장베이커스' 매장을 지난 10일 개점한 롯데프리미엄아울렛 타임빌라스에 입점시켰다. 서울 한남동에서 시작해 자연 발효 방식으로 만든 '사워 도'로 유명세를 얻었지만 백화점에 입점할 뜻이 없던 브랜드였다. 정 치프바이어는 매일 현장을 찾아 주방 확장 등 업체의 요구 사항을 수렴하면서 마음을 돌리는 데 성공했다.

서울 도산공원 브런치 맛집인 '웨이크&베이크'는 백화점 매장을 동탄점에 처음 내면서 타르트 전문 매장으로 탈바꿈했다. 정 치프바이어는 "새로운 시도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연 팝업스토어가 성공하면서 업체도 디저트 전문 매장에 대한 확신을 가진 것 같다"고 말했다.

최형모 롯데백화점 식음료 팀장은 "맛집을 찾아 입점시키기 위해 상품기획자가 직접 발로 뛰며 시간과 정성을 아끼지 않고 있다"며 "앞으로도 고객과 입점 업체가 모두 만족하는 맛집 명소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맛집 입점 효과는 매출로 나오고 있다. 30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1~8월 식음료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했다.

특히 롯데백화점 동탄점은 전체 영업 면적의 3분의 1을 식음 매장으로 채웠고, 롯데프리미엄아울렛 타임빌라스는 기존 교외형 아웃렛과 비교해 식음 매장을 10% 늘리면서 연간 매출 증가율은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이제 맛집 유치로 경쟁하는 시대가 됐다"며 "반응을 SNS를 통해 바로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식음 매장 경쟁력 강화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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