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봉인가..오징어게임 대박 넷플릭스 천억 내라, SK브로드밴드 소송

나현준 2021. 9. 30.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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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콘텐츠로 대박낸 넷플릭스
1000억 망사용료엔 "못낸다"
되레 "韓경제 기여" 여론전
SKB, 서울고법에 반소 제기
국회도 국정감사서 압박 예고
30일 SK브로드밴드 측 강신섭 법무법인 세종 대표변호사(가운데)를 비롯한 소송인단이 서울고등법원에서 반소장을 제출하고 있다. [사진 제공 = SK브로드밴드]
국정감사를 앞두고 최대 1000억원에 달하는 망 사용대가를 내지 않겠다는 넷플릭스와 이를 납부해야 한다는 SK브로드밴드 간에 치열한 수싸움이 전개되고 있다. 특히 넷플릭스가 한국에 5조6000억원에 달하는 경제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는 홍보전을 펼치자 여야 정치권에선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국정감사를 벼르는 모습이다. 실제로 국회와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가 국내 서비스를 하면서 인터넷망 사용료를 내지 않고 있다며 1심 법원 판결대로 사용료를 납부하라는 입장이다. 반면 넷플릭스는 망 중립성 원칙에 따라 망 사용료를 낼 필요가 없다면서 "'오징어게임' 'D.P.' 등 사례를 볼 때 넷플릭스는 국내에서 수천억 원대 투자와 일자리 1만개를 창출하고 있다"며 자신들이 사업자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오는 5일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넷플릭스 증인이 출석할 것으로 보여 망 사용료를 둘러싼 논쟁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30일 SK브로드밴드는 민법의 부당이득반환 법리에 의거해 넷플릭스에 망 이용대가 청구를 위한 반소를 제기한다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4월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채무 부존재 확인 소송(망 중립성 원칙에 의거해 인터넷망 사용료를 낼 필요가 없다는 확인 소송)'을 제기했고,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올해 6월 1심 판결을 통해 "망 사용료를 내야 한다"며 SK브로드밴드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이에 대해 지난 7월 서울고등법원에 즉각 항소한 상태다.

30일 서울 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 넷플릭스 대형 광고판 앞을 행인들이 지나가고 있다. 넷플릭스는 국내에서 약 5조6000억원의 경제적 성과를 이뤘다고 홍보했다. [김호영 기자]
이날 SK브로드밴드가 제기한 부당이득반환 반소는 기존 넷플릭스가 제기한 채무 부존재 소송과는 별도의 소송이다. 다만 두 건은 실질적 내용이 동일하기 때문에 모두 같은 고등법원 재판부에서 진행된다. SK브로드밴드가 별도 소송을 제기한 것은 1심에서 패소한 넷플릭스를 압박하려는 성격이 짙다.

이 모든 문제의 발단은 망 사용료다. 넷플릭스는 국내에서 가입자 1000만명 이상을 확보하면서 구글(유튜브)에 이어 국내 인터넷망을 두 번째로 많이 사용하는 사업자다.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인터넷망 트래픽을 보면 4.8%에 달한다. 업계에선 그동안 넷플릭스가 납부하지 않은 망 사용료가 700억~1000억원이라고 추정한다.

국회도 여야 가릴 것 없이 SK브로드밴드 손을 들어주고 있다. 올해 4월까지는 여당발로 넷플릭스가 망 이용대가 납부에 성실히 참여해야 한다며 간접적으로 압박하는 안(전혜숙·변재일 의원안)이 나왔었는데, 7월 들어선 야당인 국민의힘 김영식 의원이 넷플릭스가 대가를 지급하지 않고 인터넷망을 사용하는 걸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여당 소속 김상희 국회부의장 역시 지난 29일 관련 법안을 입법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김상희 의원실에 따르면 구글 유튜브, 넷플릭스 등 해외 콘텐츠제공업자(CP)는 국내 인터넷망 중 78.5%를 차지하는데도 현재 망 사용료를 한 푼도 내지 않고 있다. 네이버 등 국내 CP가 연간 망 사용료로 수백억 원을 내는 것과는 다른 행보다.

5일 방통위 국정감사에 한국넷플릭스법인을 담당하는 연주환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 팀장이 참석하는 만큼 '망 사용료를 정당히 지급하라'는 국회의원의 질타가 이어질 전망이다.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를 대상으로 항소했기 때문에 넷플릭스는 망 중립성 원칙(통신사는 모든 콘텐츠를 동등하고 차별 없이 다뤄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망 사용료를 납부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면서 최근 넷플릭스 파트너 데이를 개최하며 "넷플릭스가 국내에 7700억원을 투자했고 1만6000개의 일자리 창출, 5조6000억원의 경제 효과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국회의사당역에도 이에 근거한 대형 광고판들이 달렸다. 최근 대흥행한 '오징어게임' 'D.P.' 등 넷플릭스 자체 드라마를 강조하며 '외국계 회사이지만 국내 사업자로서 의무를 다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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