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거친 콜업체, 불안한 티맵, 지켜보는 카카오

노재웅 2021. 9. 30.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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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콜업체와 불안한 티맵과 그걸 지켜보는 카카오'.

대리운전업에 대한 중소기업 적합업종 신청을 계기로 동반성장위원회가 중재하고 있는 전화콜 기반의 대리운전업체와 플랫폼 기업 카카오모빌리티, 티맵모빌리티 3자의 현재 심경과 분위기를 보여주는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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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운전업 마지노선 20% 사수하겠다는 콜업체
수수료 인하로 승부해야 할 티맵, 발목 잡혀 초조
0~20% 변동 수수료 효과 본 카카오는 느긋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 관계자들이 8월5일 서울 영등포구 소상공인연합회에서 열린 ‘대기업의 대리운전 전화콜 시장 진입 반대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소상공인연합회)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거친 콜업체와 불안한 티맵과 그걸 지켜보는 카카오’.

대리운전업에 대한 중소기업 적합업종 신청을 계기로 동반성장위원회가 중재하고 있는 전화콜 기반의 대리운전업체와 플랫폼 기업 카카오모빌리티, 티맵모빌리티 3자의 현재 심경과 분위기를 보여주는 표현이다.

금융·유통·의료·교육 등 다양한 산업이 플랫폼 체제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기존 사업자들과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대리운전 역시 좀처럼 콜업체와 플랫폼 기업 간의 입장차이가 좁혀지지 않는 시장 중 하나다.

‘골목상권 상생’ 외쳤지만, 20% 수수료 설득력 잃어

여러 이슈가 산적해 있지만, 최근에는 대리기사들에게 호출을 연결해주면서 받는 중개 수수료가 화두였다.

이달 초 플랫폼 독점 논란에 휩싸인 카카오가 종합상생안을 내놓을 때, 그 일환으로 카카오모빌리티가 대리운전 중개 수수료를 현행 20% 고정 수수료에서 0~20% 변동 수수료로 인하하겠다고 발표한 것이 발단이 됐다.

여기에 지난 7월부로 새로 시장에 진입한 티맵도 3개월 수수료 무료 기간이 끝나는 10월16일에 맞춰 0~20% 변동 수수료를 도입하는 것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콜업체들은 즉각 들고 일어섰다.

콜업체들을 대표하는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의 장유진 회장은 “카카오와 티맵에 각각 변동 수수료를 포함한 수수료 인하 정책을 반대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며 “20%의 수수료는 이 사업을 지탱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다. 수수료 인하는 대기업들이 자본력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일 뿐”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콜업체들이 카카오와 티맵에 대응하기 위해 만든 ‘골목상권 침탈’과 ‘상생’ 프레임이 오히려 중개 수수료 이슈에서는 자신들의 발목을 잡았다.

카카오와 티맵은 전화로 호출해 대리기사를 연결해주는 회사들과 달리 콜센터 직원 인건비와 중개 프로그램 사용료 등이 들지 않는다. 플랫폼 위에서 고객과 대리기사들을 연결해주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콜업체들이 형성해놓은 20% 수수료에 맞추라고 하니, 대리기사들은 ‘골목깡패’와 다르지 않다고 하는 것이다.

이 사태를 지켜보는 기자 입장에서도 IT기술로 서비스를 혁신해 수수료를 낮추겠다는 플랫폼 기업에 20% 수수료를 받으라는 콜업체들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졌다.

티맵 안심대리. 티맵모빌리티 제공

콜업체 요구 수용한 티맵, 카카오는 관망

골목상권 상생을 명분으로 압력을 넣어 플랫폼 기업들에 대리기사 중개 수수료를 조정하게 만든 것은 일종의 담합행위라는 지적도 나온다.

플랫폼 기업에 대한 독과점 이슈에 민감한 상황에서 새로 시장에 진입하는 티맵은 연합회와 카카오 사이에서 초조한 눈치다.

티맵은 콜업체들의 눈치에 결국 0~20% 변동 수수료를 접고 20% 고정 수수료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마음은 편치 않다. 카카오보다 수수료를 더 낮춰도 점유율을 빼앗아 올까 말까 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급할 것이 없다. 0~20% 변동 수수료를 시범 적용했던 경남에서는 이미 대리기사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경험한 바 있고, 당장 카카오 차원에서 상생안을 내놓은 상태여서 바로 말을 바꿀 상황도 아니다.

여기에 전화콜 서비스 1위 ‘1577 대리운전’ 운영사 코리아드라이브를 인수한 데다 2곳도 추가 인수해놓은 상황이어서, 가만 있어도 대리기사 상생과 시장 점유율 확대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가능성도 있다.

중개 수수료 20% 논란의 공은 이제 정부로 넘어갔다. 예전까지는 동반위도 해당 문제는 중재할 사항이 아니라는 입장이었지만, 콜업체의 중개 수수료 담합행위가 30일 비공개로 열리는 간담회에서도 화제가 됐기 때문이다.

연합회는 동반위 간담회에서도 0~20% 변동 수수료 반대 의견을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기술 혁신이 비용을 줄여 대리기사에게 도움이 되는 대안을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노재웅 (ripbird@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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