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고개 숙인 윤석열 "치매환자 발언 송구" VS 유승민 "1일 1구설"

尹 후보 유튜브 라이브 방송서 "주택청약 통장을 모르면 거의 치매 환자"
"가십거리를 제공하는 것도 정치인의 서비스 정신 아니겠나"
劉 후보 측 "윤 후보는 '1일1구설' 후보임을 입증했다"
"우리 국민은 가십거리를 찾고 싶은 것이 아니다. 이제 그만 가십 서비스 중단하라"
尹 캠프 측 "경위야 어떻든 적절한 비유가 아니었다는 후보의 입장을 전한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윤석열 전 검찰총장.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권주자들끼리 ‘말실수’ 신경전을 벌였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주택청약통장 발언에 관해 해명하려다 ‘치매환자 비하’ 구설에 올랐고, 경쟁 후보인 유승민 전 의원은 “‘1일1구설’ 후보 입증했다”며 혀를 찼다.

윤 전 총장은 지난 29일 윤 전 총장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 ‘석열이형TV’에 출연해 “청약 통장은 모를 수가 없다”라며 “주택청약 통장을 모르면 거의 치매 환자”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집도 없고 혼자 살고, 홀몸으로 지방을 돌아다녀서 청약 통장 요건을 충족하기 어려웠다”며 “그런 얘기를 하려 했더니 말꼬리를 딱 잡아서 청약 통장이 뭔지 모르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라고 하소연했다.

이어 “아파트 공급 업체가 원래 물량을 청약을 받아서 분양을 해줘야 하는데, 일부 빼놓기도 하고 그런 사건들이 꽤 있었기 때문에 청약 통장을 모를 수 없었다”고 힘줘 말했다.

윤 전 총장은 “가십거리를 제공하는 것도 정치인의 서비스 정신 아니겠나”라며 “그거 보고 재밌어하는 사람들이 있지 않겠나”라고도 덧붙였다.

이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 2차 TV 토론회에서 “혹시 직접 주택청약통장을 만들어 봤느냐”는 경쟁 주자 유 전 의원의 질문에 “저는 집이 없어서 만들어보지는 못했다”고 답한 데 대한 해명이었다.

당시 유 전 의원이 “없으면 만들어야지. 오히려”라고 반문하자, 윤 전 총장은 “아니,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고 답해 주택청약제도에 관한 이해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하지만 ‘주택청약’ 실언 꼬리표를 떼려다 다시 ‘치매 환자를 비하했다’는 실언까지 보태게 되자 정치권에서는 비난이 쏟아졌다.

논란이 커지자 해당 영상은 생방송 직후 비공개 처리된 데 이어 삭제됐다.

영상 삭제와 관련해 윤 전 총장 캠프 관계자는 “일정 부분 편집을 위해 영상을 내린 것으로 안다. 다시 올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유승민 전 의원. 연합뉴스

 
유 전 의원 측 권성주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윤 후보는 ‘1일1구설’ 후보임을 입증했다”면서 “그동안 윤석열 라이브 방송이 없었던 이유를 알겠다”라고 지적했다.

권 대변인은 윤 전 총장이 “가십거리를 제공하는 것도 정치인의 서비스 정신”이라고 한 발언에 주목하며 “진정 자신의 발언이 서비스라 생각한다면 치매환자 발언 영상은 왜 지웠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일상이 무너지고 생계가 위협받는 우리 국민은 대통령 후보 토론회에서 희망을 찾고 싶은 것이지, 가십거리를 찾고 싶은 것이 아니다. 이제 그만 가십 서비스는 중단하라“고 힐난했다.

윤 전 총장 캠프는 비판 여론에 “경위야 어떻든 적절한 비유가 아니었다는 후보의 입장을 전한다”면서 “주택청약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매우 높다는 것을 강조하는 가운데 나온 말이지만, 해당 발언으로 불편함을 느끼셨을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송구하다는 후보의 뜻을 전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주 120시간 노동’, ‘후쿠시마 원전’, ‘부정식품’, ‘손발노동 비하’ 등 잦은 말실수로 여러 차례 도마 위에 오른 바 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