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적대로 가지 말아야", 대만 "관계증진 기대"..기시다 일본 자민당 총재 당선에 확연한 온도차
[경향신문]
강경한 대중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전 외무상이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로 선출돼 곧 새 총리 자리에 오르게 된 것을 놓고 중국과 대만의 반응이 확연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30일 ‘기시다 후미오가 중·일 관계를 적대로 밀고 가지 않기를 바란다’는 사설을 통해 기시다 총재 당선에 대한 우려를 전했다. 환구시보는 사설에서 기시다 총재가 대만해협 전세 변화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 강경 발언을 해왔다면서 “중국을 적대시 하는 것은 일본의 심각한 전략적 오류이며,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성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면서 “일본이 대만 문제에서 각별히 신중해야 한다”며 “군사적으로 대만해협에 가서 물을 흐리면 새로운 중·일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덧붙였다.
환구시보는 또 “일본이 군국주의의 길로 돌아가지 않아야 하며, 특히 평화헌법을 개정하는 것은 주변국의 경계심을 키울 것”이라며 일본이 명시적으로 중국을 겨냥한 군사동맹에 가입해서는 안 되고 자위대가 중국을 도발해 군사 마찰을 일으키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교과서, 센카쿠(尖閣)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문제를 카드로 쓰면 안 되고, 미·중 기술전쟁에서 미국과 손잡고 중국을 배제하는 공급망을 구축해서도 안 된다고 요구했다. 환구시보는 이런 움직임은 일본이 중국을 적으로 여긴다는 뚜렷한 신호가 될 것이라며 미국에 기대 중국을 억제하는 ‘선봉’이 되는 것은 전략적 실패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기시다 총재 당선에 대해 “일본의 새 정권과 함께 각 영역의 실질적 협력을 심화하고 중·일 관계가 정확한 궤도를 따라 건강하고 안정적으로 발전하도록 추동하길 바란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반면 대만은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직접 축하 인사와 함께 지속적인 관계 증진을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민진당은 차이 총통이 당 주석 자격으로 전날 기시다 총재 당선 직후 축하의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차이 총통은 축하 인사에서 “양측이 우호의 토대 위에서 교류를 심화하고, 대만의 미래를 위한 협력과 발전을 위해 노력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대만을 지지하는 국제사회 친구들과의 교류로 더 많은 지지를 얻어낼 것”이라며 자민당 총재 부호 4명이 모두 대만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신청을 환영한 것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했다.
대만 외교부도 보도자료를 통해 기시다 총재의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자민당이 대만과 일본의 우호협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인도·태평양의 평화와 안정, 번영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또 대만과 일본 국민의 상호 신뢰와 깊은 우정이 전대미문의 경지에 올랐다면서 “자민당은 늘 대만에 우호적이며 우리와 전통적으로 깊은 우의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베이징|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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