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치 번뜩, 아이디어 만발"..감독들이 밝힌 '다섯 자 출사표'
[스포츠경향]
표현은 저마다 달라도 목표는 하나. 부상 없는 시즌, 여기에 성적까지 받쳐준다면 금상첨화일 터다. 올시즌 프로농구 개막을 앞둔 10개 구단 감독들은 30일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다섯 자 출사표’를 통해 우승을 향한 굳은 의지를 밝혔다.
가장 눈길을 끈 건 김선형과 함께 출사표를 외친 전희철 서울 SK 감독이었다. 전 감독은 “감독으로 처음 부임해 다른 9개 팀 감독님께 도발성 멘트를 날리기 위해 준비했다”며 ‘슥(SK) 잡아봐라’를 출사표로 던졌다. SK 강점인 스피드 살리는 농구를 하겠다는 다짐이라고 설명했다.
조성원 창원 LG 감독은 선수의 이름을 따 ‘관희와 재도’라고 말했다. 조 감독은 “이관희·이재도 두 선수를 주축으로 올 시즌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승기 안양 KGC 감독은 영어로 ‘스틸 러빙유’라고 했다. 독일의 록 밴드 ‘스콜피온스’의 노래 제목 <Still loving you>에서 ‘still’을 ‘steal’로 바꿨다는 설명을 덧붙이며 “올해도 특유의 빼앗는 농구를 하겠다”고 했다. 유재학 울산 현대모비스 감독도 ‘넥스트 챕터(Next Chapter)’라는 영어로 시즌을 맞는 심정을 밝혔다. 팀 슬로건이기도 한 넥스트 챕터는 ‘다음 장’, ‘다음 목표’라는 의미다. 유 감독은 “(젊은 선수들의) 성장과 (팀의) 성적,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시즌으로 팬들께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강을준 고양 오리온 감독은 ‘성리학자’라는 별명답게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란 한자성어를 각오로 들었다. 강 감독은 “모든 것은 오로지 마음에 있다는 뜻”이라며 “선수들이 어떻게 마음을 먹고 임하느냐에 따라 더 좋은 환경으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힌 수원 KT의 서동철 감독은 ‘소닉붐 시즌’을 외치며 “성적도, 인기도, 매너도 모든 면에서 우리 시즌으로 만들 각오다.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유도훈 대구 한국가스공사 감독은 창단 첫해인 점을 들어 ‘새로운 도전’을 출사표로 내걸었다. 유 감독은 “창단 첫해라 도전할 게 많다. 빠른 시간 내 정상에 서도록 도전할 것이고, 10년 동안 농구를 잊고 사셨던 대구 시민과 팬들에게 재밌는 농구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전창진 전주 KCC 감독은 “시즌을 앞두고 유난히 부상이 많았고 다같이 모여 훈련을 해보지 않아 걱정된다. 선수들이 좋아지기를 기다려야 할 것 같다”며 ‘기다려보자’고 했다. 이밖에 이상범 원주 DB 감독은 ‘넌 할 수 있어’를, 이상민 서울 삼성 감독은 ‘끝까지 간다’를 출사표로 내세웠다.
조홍민 선임기자 dury12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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