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 왜곡 無"..'F20' 장영남→김정영, 편견 담은 강렬 서스펜스[Oh!쎈 종합]

김보라 2021. 9. 30.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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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보라 기자] 조현병을 주제로 우리 사회의 차가운 단면, 편견을 밀도 있게 담은 영화 한 편이 관객들을 찾아온다. 한번쯤 돌아보고 고민하게 만들 서스펜스 스릴러 ‘F20’이 그 주인공이다. 

‘F20’은 조현병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부정적 시선, 사회에 만연한 차별과 편견에 질문을 던진다.

30일 온라인을 통해 내달 6일 개봉을 앞둔 영화 ‘F20’(감독 홍은미, 제작 KBS 한국방송 몬스터유니온, 배급 와이드 릴리즈, 제공 KBS 한국방송 웨이브 SK브로드밴드)의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연출을 맡은 홍은미 감독과 주연배우 장영남, 김정영, 김강민이 참석했다. 홍 감독은 이번 작품이 첫 번째 영화 연출이다.

엄마 애란 역의 장영남은 “늘 그렇긴 한데 저는 제가 나오는 작품을 볼 때마다 부끄럽다. 부족한 부분이 많이 보여서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홍은미 감독님과 좋은 배우님들이 계셔서 작품이 빛이 난다고 생각한다”고 관객들의 관심을 바랐다. 

‘F20’은 아들의 조현병을 숨기고 싶은 엄마 애란(장영남 분)의 아파트에, 같은 병을 앓고 있는 아들을 둔 엄마 경화(김정영 분)가 이사를 오면서 벌어지는 서스펜스 스릴러.

장영남은 “기획의도를 보면 작가님이 편견, 차별에 관해서 쓰신 글이 있다. ‘내가 누군가를 오해했을 때, 그게 칼날이 되어 돌아온다'는 내용의 글을 보고 하고 싶었다”고 출연을 결정한 이유를 전했다.

그러면서 “이 영화가 총 105개의 신(scene)인데 제가 102개의 신에 나온다. 정말 책임감을 많이 느꼈고 찍으면서도 긴장을 많이 했다”며 “아들을 지켜야 하는 엄마의 사투를 담은 이야기라 엄마의 감정을 어떻게 쌓아갈지, 어떻게 하면 더 섬세하게 표현할지 고민했다”고 캐릭터를 연구한 과정을 밝혔다.

장영남은 이날 ‘선과 악을 넘나드는 캐릭터들을 잘 소화하는 비법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대본에 답이 있다. 또한 감독님과의 대화, 배우들과의 교감을 통해 얻어지는 게 있다. 그런 작업들 덕분에 인물을 표현하는 게 한층 풍성해진다”고 대답했다. 

엄마 경화 역의 김정영은 “이야기에 빨려들어가는 힘이 있는 영화라 시나리오를 볼 때부터 몰입해서 봤다. 다 보고 난 후 먹먹한 감정을 느꼈고 잔상이 남았다”고 작품성을 추어올렸다. 

자신이 맡은 경화 캐릭터에 대해 “애란에게 먼저 손을 내어주는 모습, 사회적 편견 속에서 아들과 이웃들을 믿어주는 모습에서 우리가 지향해야 할 성숙한 모습을 봤다. 저도 닮고 싶은 인물이었다”며 “어려움 속에서 아재개그까지 선보이는 성격을 보면서 굉장히 좋은 인간이라고 생각했다. 제 나름대로 노력하면서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이날 아들 도훈 역을 맡은 김강민은 “저 역시 제가 나오는 걸 보지 못하는 성격”이라고 말하며 부끄럽게 웃었다.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 ‘스토브리그’ 등에 출연했던 김강민은 ‘F20’이 스크린 데뷔작.

그는 이어 “이 작품의 대본부터 끝까지 몰입하며 봤는데 영상으로 보니 더 몰입감이 크더라. 홍은미 감독님과 선배님들 덕분에 잘나온 거 같다”고 완성된 영화를 본 소감을 전했다. 

F20이라는 제목은 조현병의 질병분류코드다. 조현병은 망상과 환청, 주의집중 곤란 등의 증상과 더불어 사회적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정신과 질환이다. 이에 편견없이 질환을 풀어내기 위해 코드를 그대로 썼다고. 

홍 감독은 “작가님과 제목을 어떻게 지을지 고심하며 시간을 보냈다. 타이틀은 한 콘텐츠를 표현하는 강렬한 도구이지 않나. F20이 가장 중립적인 표현이라고 생각해 이 제목으로 지었다”고 설명했다. 감독과 배우들은 조현병에 관한 전문 서적을 읽었고, 전문의에게 조언 및 설명을 들어 작품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이들은 “저희가 자칫 왜곡시켜 표현할 수 있겠다 싶어서 조심스러웠다. 최대한 진지하게, 맡은 인물이 상황을 이겨내려하는, 용기를 내려고 하는 모습을 잘 표현하고 싶었다. 접근을 잘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털어놨다.

홍 감독은 조현병이라는 소재를 사용해 차별과 배척이 짙은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한다. “이 영화가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작품은 아니지만, 보시고 나서 한번쯤 생각해볼 시간이 되셨으면 한다. 실험적인 작품을 만들고 이를 통해 주제의식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감독과 작가는 주인공 애란에게 집중하기보다 모든 사건과 인물에 집중하고자 했다.

이어 홍 감독은 “브라운관에 노출되는 콘텐츠를 만들다가 스크린에 작품을 노출할 기회를 갖게 됐다. 큰 차이는 없지만 (영화 스크린이) 시각적인 것뿐만 아니라 청각적인 것도 더 크게 접할 수 있게 되더라”며 “특히 배우들의 명연기 덕분에 콘텐츠의 질이 올라간 거 같다”고 만족했다.

장영란과 김정영을 캐스팅한 것에 대해 “콘텐츠는 배우들이 연기로 이끌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연기력에 대해 아무도 의문을 제기할 수 없는 배우들을 집합시키고 싶었다. 저는 (작품 속) 캐릭터가 더 먼저 보일 수 있게 해주는 배우들을 찾는다. 실력파 선배님들이 흔쾌히 하겠다고 해주셔서 드림팀이 됐다.(웃음) 이렇게 드림팀을 꾸렸기 때문에 나만 잘하면 되겠다 싶었다. 발군의 연기력을 가진 분들을 모셔서 잘 만들어야겠다 싶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배우들이 실력도 실력이지만, (성격 인성이) 너무 좋다. 연출자 입장에서 스트레스도 없었다. 배우들이 더 많은 부분을 준비해오셨고 현장에서 많은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를 빌려 배우님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홍 감독은 기존 서스펜스와 차별점에 대해 “인물의 심리를 따라가려고 했다. 장영남이 거의 모든 장면에 다 나온다. 한 여자의 일대기를 보여주는데 그래서 인물의 심리를 표현하려고 했다”며 “그리고 주인공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행동에 당위성을 부여하려고 했다. 모든 인물들에게 숨을 불어넣으려고 했다. 애란의 행동을 보고 그녀의 입장에서 한 번쯤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 작품을 보고 나면 확실히 느껴지는 게 있으실 거다”라고 관심을 환기했다. 

한국 사회의 날카로운 단면을 예리하게 담아낸 서스펜스 스릴러 ‘F20’이 관객들의 발걸음을 극장으로 재촉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0월 6일 개봉. 

/ purplish@osen.co.kr

[사진] KBS 한국방송, 몬스터유니온, 와이드릴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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