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온전략' 들고 등판한 北 김정은..통신선 복원 의도는?

김미경 2021. 9. 30.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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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극초음속 미사일' 도발 이틀 만에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 카드를 들고 나왔다.

30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5차회의 2일 회의 시정연설을 통해 "일단 10월 초부터 관계 악화로 단절시켰던 북남통신연락선들을 다시 복원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이는 대화 진의 파악을 위해 먼저 남북 통신연락선을 재개해야 한다는 우리 정부의 일관된 입장에 김 위원장이 직접 긍정적 반응을 내비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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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반응 관망하던 김정은 직접 등판
초음속 미사일 발사 이틀만 시정연설
대화 미끼로, 남북관계 주도 '노림수'
靑 연일 신중 "김정은 연설 등 면밀 분석"

[이데일리 김미경 김정현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극초음속 미사일’ 도발 이틀 만에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 카드를 들고 나왔다. 한동안 내치에 집중하며 한미 반응을 관망해온 김 위원장이 직접 등판해 대남·대미관계 구상을 꺼낸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8개월여 남긴 시점에서 남북 관계의 주도권을 확실히 잡겠다는 노림수로 읽힌다. 다만 김 위원장이 직접 남측의 이중적 잣대와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적대시 정책 변화를 요구하고 있어 관계 회복의 문턱은 오히려 높아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9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5차 회의 2일 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0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10월 초부터 남북 통신연락선을 복원할 의사를 표명하고, 미국의 새 행정부에 대해서는 ‘군사적 위협과 적대시 정책이 조금도 달라진 것이 없다’고 평가했다(사진=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30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5차회의 2일 회의 시정연설을 통해 “일단 10월 초부터 관계 악화로 단절시켰던 북남통신연락선들을 다시 복원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이는 대화 진의 파악을 위해 먼저 남북 통신연락선을 재개해야 한다는 우리 정부의 일관된 입장에 김 위원장이 직접 긍정적 반응을 내비친 것이다.

이에 따라 이변이 없는 한 10월부터 남북연락사무소 통신선 및 군 동·서해 통신선은 재개될 공산이 크다. 남북 통신선은 작년 6월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빌미로 북한에 의해 일방적으로 끊겼다가 지난 7월27일 남북정상 간 합의에 따라 13개월만에 복구됐다. 그러다가 다시 북측의 한미연합훈련 실시 반발로 8월10일 재단절된 상태다. 통일부는 “김 위원장이 시정연설을 통해 남북 통신 연락선을 10월초부터 복원할 의사를 표명한 것에 대비해 나갈 것”이라면서 “남북 통신연락선의 복원과 안정적인 운용이 기대된다”고 반색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북남관계가 회복되고 새로운 단계로 발전해 나가는가 아니면 계속 지금과 같은 악화상태가 지속되는가 하는 것은 남조선 당국의 태도 여하에 달려 있다”고 경고한 만큼 전망을 마냥 낙관하기는 힘들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를 향해선 “미국의 군사적 위협과 적대시정책은 달라진 게 없다”며 “오히려 그 표현 형태와 수법은 더욱 교활해지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종전선언에 대해서도 “이중태도와 적대시 정책 철회가 먼저”라는 선결조건을 분명히 하면서 향후 추가 도발 가능성도 점쳐진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북한은 대화를 미끼로 우리 정부를 가스라이팅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의 대북제재 해제에 문재인 정부가 적극 나서라는 무언의 압박이라는 분석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시와 남측의 내년 대선국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북한이 먼저 대남관계를 유화적으로 전개하고자 하는 의지가 읽힌다”면서도 “북한의 강온전략이 대화의 재개와 중단 위협 반복 등으로 나타날 경우 오히려 부작용이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1월 개발을 공언했던 무기들이 속속 현실화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공언한 신무기들이 시차를 두고 계속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청와대는 공식 반응을 자제하며 연일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청와대는 시정연설과 관련,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 북한의 극초음속미사일 발사 등 일련의 과정을 종합적이고 면밀하게 분석 중”이라면서 “통일부 입장을 참고해달라”고만 말했다.

북한이 전날 신형 극초음속 미사일을 처음으로 시험 발사했다고 확인했다. 조선중앙통신은 29일 “국방과학원은 28일 오전 자강도 룡림군 도양리에서 새로 개발한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사진=조선중앙통신, 연합 제공)

김미경 (midor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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