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 지급했는데..BTS도 달갑지 않을 열정페이 프레임 씌우기(종합)

황혜진 2021. 9. 30.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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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황혜진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대통령 특사로서 다녀온 미국 뉴욕 출장 관련 비용 일부를 지급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9월 30일 뉴스엔 취재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방탄소년단 뉴욕 출장 관련 일부 비용을 지원했다. 산하기관 해외문화홍보원을 통해 방탄소년단 측에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문체부 측은 뉴스엔에 "방탄소년단에게 출장 여비를 전혀 지급하지 않았다는 일부 보도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 정부(해외문화홍보원)가 비용 일부를 지원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 역시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취재진에 "특사단 항공과 체류 비용 일부 지원을 사후 정산 방식으로 진행했고 이미 정산이 마무리된 상태다. 이는 정부와 하이브와 사전 협의한 상황이며, 청와대는 방탄소년단의 특사 활동에 깊이 감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은 하이브 산하 레이블 빅히트 뮤직 소속 가수다.

이 같은 문체부 측의 입장과 청와대 관계자의 설명은 30일 오전 이뤄진 일부 매체 보도에 대한 반박이다. 조선일보, 중앙일보는 이날 오전 정부가 방탄소년단에게 특사 출장 관련 여비를 전혀 지급하지 않았다며 이른바 '열정페이' 의혹을 제기했다. 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 역시 이날 대변인을 통해 "BTS 후광을 등에 업고 이미지 정치를 한다"며 현 정부를 저격했다.

그러나 방탄소년단이 여비 일부를 이미 지급받은 사실이 드러나며 논란을 부추긴 오보, 방탄소년단을 정치에 이용한 대권 주자라는 오명을 면할 수 없게 됐다.

방탄소년단이 자신들의 의지에 따라 받아들인 대통령 특사 자격을 '열정페이'라는 프레임에 가두는 것이 마땅한지도 의문이다. '열정페이'는 열정과 봉급을 뜻하는 영단어 페이(pay)의 합성어로,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대신 무임금 혹은 저임금으로 취업 준비생을 착취하는 일을 일컫는 표현이다.

올해 데뷔 9년 차에 접어든 방탄소년단은 지난 14일 청와대 본관에서 진행된 '미래세대와 문화를 위한 대통령 특별사절 임명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대한민국의 한 국민과 개인으로서 특사 타이틀을 달고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게 너무나 큰 영광"이라며 "우리가 받은 사랑을 보답하고 동시에 많은 것을 드릴 수 있을까 늘 고민하고 있었는데 대통령께서 너무나 좋은 기회를 주셔서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특별사절을 열심히 해보려고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UN 연설을 마무리한 이후 22일 공식 브이 라이브 생방송을 통해서는 "UN 관련해 일을 계속하고 있는데 정신없긴 하지만 정말 신기한 경험을 많이 했다"며 "살면서 못한 경험들"이라고 만족감을 표했다. 이처럼 사전 합의 하에 흔쾌히 행한 특사 활동을 마치 방탄소년단 멤버들 의사에 반하는 정부의 강제 착취 행태로 폄하하는 행태는 의지와 열의를 갖고 UN 연설을 준비하고, ABC 뉴스 인터뷰에 응한 당사자들에게도 실례다.

방탄소년단의 뉴욕 출장이 애당초 UN(유엔) 측의 공식 초청을 토대로 성사된 행사라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앞서 방탄소년단은 2018년 9월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최된 73회 유엔총회에 글로벌 청년 대표 자격으로 참석해 '스스로를 사랑하고 목소리를 내는 것'(Love Yourself, Speak Yourself)의 중요성을 언급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9월 유엔 보건안보우호국 그룹 고위급 회의에서는 특별 연사로서 '절망에서 벗어나 서로 연대하며 새로운 세상을 다시 살아나가자'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파했다. 올 9월 20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진행된 제76차 유엔 총회 특별행사 '지속가능발전목표(SDG) 모멘트' 개회 세션에서도 대한민국 청년 대표로서 코로나19 시국 속 팬데믹, 기후변화 등에 대한 세계 각국 미래 세대들의 생각과 이야기를 소개하며 UN 측의 초청에 화답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지난 23일 방송된 MBC 표준FM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일부 언론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세계적인 아티스트가 된 BTS 인기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아니냐고 하는데 정말 있는 건 있는 대로 평가해주셨으면 좋겠다. SDG 모멘트에 전 세계 UN회원국의 정상국가를 대표해 대한민국 문재인 대통령이 유일하게 대표연설자로 초청받았다. 이렇게 영광스러운 일이 어디 있나. 이번 UN총회 주제가 바로 지속가능발전목표 SDG다. '어떻게 팬데믹을 극복하면서 미래세대로 이어질 것인가'라는 미래세대 주제가 함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측면에서 팬데믹을 잘 극복하고 있는 대한민국 대통령을 초청한 것이고 그다음에 미래세대 대표, 청년 대표인 BTS를 초청한 것인데 이것은 저희(정부)가 초청한 것이 아니라 UN이 초청한 것"이라며 "저희가 어떻게 한 것이 아니라 UN이 각각의 의미를 두고 초청한 것이니 문재인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대로, BTS는 BTS대로. 정말 대한민국 국격과 위상과 문화의 힘이 이렇게 커져 있다고 하는 그런 자부심을 가져도 충분한 일인데 굳이 정치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는지 의아하다"고 덧붙였다.

(사진=청와대 공식 SNS)

뉴스엔 황혜진 bloss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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