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팩 재사용 전국확산 선도한 남양주시 'ESG행정'..자원 선순환에 앞장

정재훈 2021. 9. 30. 16: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447톤 수거 이중 223톤의 재사용 공급
전국 최초 아이스팩 재사용 자체설비 갖춰
에코해설사·주부에코폴리스 시민참여 활발

[남양주=이데일리 정재훈 기자] 기업의 비(非)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과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중점을 둔 경영을 뜻하는 ‘ESG’의 중요성이 한층 중요시되는 상황에서 공공영역에 ESG 도입을 선도하는 남양주시의 행정이 주목받고 있다.

경기 남양주시는 환경혁신을 핵심 가치로 내세워 지난해 9월부터 ‘더 늦기 전에’라는 슬로건을 앞세워 아이스팩 재활용 등 대대적인 환경 행정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아이스팩 재사용 및 규격화로 대표되는 남양주시의 선도적 행정은 아이스팩 문제에 대한 전국적 관심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시는 의류재사용과 투명 페트병 접수 보상제, 주부에코폴리스 등 환경적 가치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어 ESG행정의 종착점이 어딘지 조차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다.

아이스팩 재생산 자동화 설비를 살펴보는 조광한 시장.(사진=남양주시 제공)
조광한 남양주시장은 “남양주가 선도하는 ESG행정은 시민이 공감하고 주도하는 것이어야 한다”며 “개인과 기업, 지자체, 정부 모두 환경에 대한 인식 변화와 작은 것 하나라도 실천하는 자세가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1년간 아이스팩 1447톤 수거…자체 재생산 설비도 구축

남양주시는 자연스러운 캠페인 확산과 수거율을 높이기 위해 아이스팩을 모아오면 수량에 따라 쓰레기 종량제봉투 및 지역화폐로 교환해 주는 보상제 방식을 도입했다.

시에 따르면 현재까지 남양주시민 8만5000여명이 참여해 1447톤(남양주 연간 사용량 추산치의 69%)의 아이스팩을 수거했으며 지역 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등 141개 업체에 223톤의 재사용 공급했다.

특히 지난 1년여간 조광한 시장과 시 공직자, 시민들이 함께 노력한 결과 최근에는 지역의 아이스팩 제조업체인 ㈜삼송과 손 잡고 아이스팩을 전량 재생산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업체명이나 광고가 인쇄돼 단순 세척만으로는 재사용이 어렵던 수거 아이스팩을 재포장함으로써 누구든지 다시 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폐아이스팩을 수거해 외부 오염물을 세척한 후 추출 작업을 통해 충전재와 포장재인 폐합성수지를 각각 회수하고 충전재를 섞는 교반공정을 거쳐 새로운 포장지에 담아 출하하는 방식이다.

설비 투자 비용은 전액 업체에서 자체 부담했으며 시는 향후 설비 운영비용과 인건비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거의 모든 과정이 자동화로 진행되는 효율적인 공정 구축으로 인건비도 줄일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지난 9월부터 생산라인을 가동한 결과 현재까지 약 31톤의 아이스팩을 재생산했다.

이는 국내 최초로 재생산 설비를 개발했다는 의미와 함께 자원 재활용을 높이고 환경오염을 방지하고 더불어 사회적 비용까지도 절감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조광한 시장은 “관·산 협력으로 1년 만에 아이스팩 처리 방법을 찾은 만큼 이 기술을 전국으로 확대해 대한민국 표준 모델로 만든다면 환경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번 기술 개발은 ESG 행정에 새로운 발자취가 될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조광한 시장이 아이스팩 운반 차량을 직접 운전해 이동하고 있다.(사진=남양주시 제공)
시민과 함께하는 ESG행정으로 환경문제 해결

남양주시는 최근 ‘환경을 함께(Together for our environment)’라는 슬로건으로 적극적인 시민 참여를 강조하고 있다.

시는 3월부터 시민 환경 전문가 겸 전도사인 에코해설사 운영을 시작, 지난달 초 31명이 2개월의 교육과정을 수료하면서 현재 총39명의 에코해설사를 양성했다.

이들은 시가 조성한 에코피아라운지에서 시민 환경 교육과 체험을 진행하고 환경 관련 정보 공유와 환경 보호 활동 등 시민주도 환경의식 개선에 앞장서게 된다.

지난 6월말 활동을 시작한 주부에코폴리스는 8월말 운영단 출범을 시작으로 권역별 지구대원을 위촉해 현재 300여명(3개 분과, 13개 지구대)이 활동 중이다.

주부에코폴리스는 환경정화 활동과 그린마켓 운영, 무단투기지역 신고 등 활동으로 시의 ESG행정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와 함께 시는 지난 8월부터 재사용의류 접수 보상제(재사용의류 분리배출사업)도 시작했다.

이를 통해 시는 의류 분리배출과 나눔 문화까지 확산한다는 방침이다.

재사용의류 접수 보상제는 옷, 가방, 모자, 신발로 세탁 후 바로 재사용 가능한 것들을 제출하면 의류품 3㎏당 종량제봉투(10리터) 1매를 보상으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또 각 읍·면·동사무소에 시민 누구나 의류품을 나누는 ‘두 번째 옷장(의류 재사용 및 나눔 공간)’을 마련해 시민 누구나 무료로 의류를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진건읍 관계자들이 무단 방치 의류수거함을 철거하고 있따.(사진=남양주시 제공)
이에 앞서 인도나 도로변에 무단으로 설치돼 도시 미관을 해치고 쓰레기 무단 투기의 장이 되는 불법 의류 수거함 일제 정비를 추진해 총 859개를 철거했다.

10월부터는 고품질 의류용 섬유 등으로 재활용되는 투명 페트병에도 접수 보상제를 적용해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조광한 시장은 “남양주시는 ESG행정으로 다가올 인구 100만 도시를 대비하고 있다”며 “실질적인 환경오염 방지 및 개선 효과와 더불어 장기적으로는 시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자원 선순환 시스템 구축을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훈 (hoony@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