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억원대 세금추징 넷플릭스, 韓 콘텐츠 법인 수장에 법무팀 변호사 선임

김양혁 기자 입력 2021. 9. 30. 15:42 수정 2021. 9. 30.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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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가 지난해 한국 콘텐츠 기획과 발굴을 위해 설립한 별도법인 등기이사에 본사 법무팀 소속 변호사를 선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는 이와 관련해 오는 11월 국내 상륙을 앞둔 디즈니플러스는 물론,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업체들이 '콘텐츠 전문가'를 등기이사로 올리는 것과 대비되는 처사라고 해석한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등기이사들은 법인 설립 당시 서류 담당자들로 한국 관련 업무를 하고 있지 않다"라며 "등기를 담당하는 현지 법무팀 소속일 뿐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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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설립 별도법인 등기이사에 변호사 앉혀
업계 "세무 추징 시기와 비슷한 등기이사 선임, 이상해"
넷플릭스 "해외지사 별도 대표 안둬..회사 운영 방침일 뿐"
넷플릭스.

넷플릭스가 지난해 한국 콘텐츠 기획과 발굴을 위해 설립한 별도법인 등기이사에 본사 법무팀 소속 변호사를 선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는 이와 관련해 오는 11월 국내 상륙을 앞둔 디즈니플러스는 물론,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업체들이 ‘콘텐츠 전문가’를 등기이사로 올리는 것과 대비되는 처사라고 해석한다. 특히 해당 법인은 지난해 9월 설립됐는데, 등기이사 선임 시점은 올해 6월 800억원대 세금 추징을 받은 시점에서야 이뤄졌다는 점에서 법적 공방 등을 고려한 조치가 아니냐는 시선도 보내고 있다. 넷플릭스는 “회사의 운영방침이다”라며 관련 해석을 일축했다.

30일 대법원 등기소에 따르면 넷플릭스엔터테인먼트코리아는 최근 에밀리 허쉬 캐틀린을 등기이사로 올렸다. 그는 이 회사의 유일한 등기이사다. 우리 상법상 등기이사는 기업경영에서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고 그에 대한 법적인 지위와 책임을 갖는다.

캐틀린 등기이사는 넷플릭스 법무팀 소속 변호사다. 넷플릭스는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 등기이사에도 법무팀 소속 변호사인 레지날드 숀 톰슨의 이름을 올려두고 있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등기이사들은 법인 설립 당시 서류 담당자들로 한국 관련 업무를 하고 있지 않다”라며 “등기를 담당하는 현지 법무팀 소속일 뿐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회사 운영 방침 자체가 해외 지사에 별도 등기이사나 대표를 두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업계 통념상 법무 담당자가 콘텐츠 회사의 등기이사를 맡는 건 이상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실제 국내에 서비스 중인 OTT 업체 대부분은 법인 성격에 따라 콘텐츠 전문가들을 등기이사로 두고 있다. 넷플릭스의 운영방침은 이와 대비된다는 것이다.

월트디즈니컴퍼니는 최근 오는 11월 한국, 홍콩, 대만에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인 '디즈니+' 공식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실제 오는 11월 국내 서비스를 시작하는 디즈니 플러스의 등기이사 오상호 대표는 약 30년간 글로벌 메이저 스튜디오에서 역량을 쌓은 미디어 및 콘텐츠 전문가로 꼽힌다. 월트디즈니 합류 전 20세기 스튜디오, CJ엔터테인먼트 등을 다녔다.

국내 OTT 역시 마찬가지다. 이태현 콘텐츠웨이브 대표는 KBS 프로듀서로 방송계에 입문해 예능국과 교양국에서 일했다. 추적 60분, 6시 내고향 등이 그의 손을 거친 대표 프로그램이다. KT가 설립한 콘텐츠 법인 스튜디오 지니의 김철연 공동 대표도, 약 20년 동안 기획부터 배급을 경험한 콘텐츠 전문가로 꼽힌다.

OTT 업계 한 관계자는 “다른 회사들과 달리 등기이사에 법무팀 소속 변호사를 올려놓는 것은 흔치 않은 사례다”라며 “현재 국내서 벌어지는 소송 등이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고 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확산에 콘텐츠 수요가 증가해 국내에서 40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법인세는 매출 0.5% 수준인 약 21억원을 내는 데 그쳤다. 세무당국은 넷플릭스가 네덜란드 법인에 한국 이용료를 재판매하면서 법인세는 0.5%만 지불해 왔다며 조세 회피를 의심해왔다.

이에 따라 국세청은 넷플릭스에 지난 6월 약 800억원대의 세금 추징을 명령했다. 추징금에는 조사 당시 최소 30건 이상의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등 조사 비협조에 따른 과태료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는 법적대응을 예고한 상황이다.

넷플릭스 망사용료

이와 별개로 넷플릭스는 현재 SK브로드밴드와 ‘망 사용료’ 지급을 두고 소송전을 펼치고 있다. 역시 지난 6월 패소 판결이 나왔다. 넷플릭스는 항소했고, SK브로드밴드는 망 이용대가 청구를 위한 반소를 이날 별도로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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