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에이즈 치료제, 중국에서 판매된다

유지한 기자 2021. 9. 30.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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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 치료제 메커니즘./화학연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에이즈 치료제가 중국에서 판매된다.

한국화학연구원 손종찬·이일영 박사팀은 “에이즈 바이러스 치료제 후보물질이 국내 신약 개발 기업 기술이전을 통해 올해 6월 중국에서 신약으로 시판이 허가됐다”고 30일 밝혔다. 화학연에서 개발한 신약 후보물질 가운데 처음으로 상용화된 것이다.

연구진은 1995년부터 에이즈 바이러스 치료제 연구를 시작해 2006년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와 공동연구 후 2008년 에이즈 바이러스 치료제 후보물질을 개발했다. 국내 신약 개발 기업 카이노스메드가 국내 임상 1상을 마쳤고 화학연은 2012년 카이노스메드에 기술 이전했다. 카이노스메드는 2014년 중국 제약사 장수아이디에 후보물질의 중국 판권을 이전했다. 중국 내에서 임상 1~3상을 거쳐 지난 6월에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으로부터 판매허가를 받았다.

화학연이 개발한 후보물질은 비핵산 계열의 역전사효소 저해제다. 역전사효소는 에이즈 바이러스(HIV)가 가진 특정효소로서 바이러스의 RNA 유전정보를 바이러스의 DNA 유전정보로 전환해 HIV 증식에 핵심 역할을 한다. 따라서 효소의 활성을 억제하는 저해제는 에이즈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할 수 있다.

치료제는 중국 임상시험 결과 신경 정신 계통의 부작용이 적고 유전적 독성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또한 항바이러스 효과가 우수하고, 하루에 한 번 경구투여할 수 있으며 다른 약들과 병용이 가능하다.

에이즈 치료제 연구하는 화학연 연구진./화학연

한편 전 세계에서 에이즈 바이러스로 사망한 사람은 3000만명 이상이다. 특히 중국은 2018년 HIV 감염인과 에이즈 환자가 누적 125만 명으로 집계되며, 매년 약 8만 명씩 감염자가 증가하고 있다. 단일 국가로는 최대 증가율로, 중국 에이즈 바이러스 치료제 시장 규모는 1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 치료제는 앞으로 다른 국가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글로벌 판매권을 연구원이 기술 이전한 국내 기업 카이노스메드가 보유하고 있어 해외 신흥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화학연 연구책임자인 손종찬 박사는 “치료제를 통해 중국 에이즈 바이러스 감염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화학연에서 발굴된 많은 후보물질이 계속해서 신약으로 개발되어 인류의 건강 수명 증가에 이바지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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