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스런 남성 캐릭터 안돼"..중국, 게임 콘텐츠 규제도 강화

베이징|이종섭 특파원 입력 2021. 9. 30. 15:30 수정 2021. 9. 30.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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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한국 게임업체가 개발해 지난 6월 중국에서 신규 게임 허가를 받은 ‘검은사막 모바일’ 화면. 홈페이지 캡쳐


중국이 청소년의 온라인 게임 이용을 제한한 데 이어 게임 콘텐츠에 대한 규제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올바른 가치관’에 기반해야 한다는 전제 하에 게임 캐릭터나 내용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규제는 한국 등 해외에서 개발된 게임의 중국 시장 진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여겨진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게임협회 내부 연수 자료를 인용해 당국의 게임 허가가 더 엄격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30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해당 자료에는 신규 게임을 심사하는 데 있어 넘지 말아야 할 일종의 레드라인이 제시돼 있다. 또 “온라인 게임은 더 이상 정치와 무관한 순수한 오락이 아니며 중국의 역사와 문화를 정확히 이해하고 올바른 가치를 강조해야 하는 예술의 새로운 형태”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 연수 자료는 게임 콘텐츠 승인에 관한 개발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중국 정부의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자료에 따르면 종말론적 세계관이나 군국주의 등을 미화하는 게임 내용은 검열에서 걸러질 가능성이 크다. 동성애를 묘사하거나 여성스런 남성 캐릭터가 등장하는 게임, 십자가나 만(卍)자무늬 같은 종교적 상징이 들어간 게임도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 SCMP는 “자료는 살상을 독려하는 종말론 이후 세계를 그리는 게임이나 동성애와 여성적인 남성에 관한 게임은 검열에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게임 속 캐릭터의 성별을 바로 알 수 없다면 문제가 있는 것으로 간주될 수 있고, 남성 캐릭터가 여성처럼 옷을 입거나 행동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게임이 역사적 요소를 포함한 경우 인물, 지도, 복장 등이 주류의 설명과 일치해야하며 사실을 왜곡하거나 고의로 논란을 유발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도 있다. 또 야만인을 정벌하는 게임은 식민주의를 퍼뜨리는 것으로, 일본 군벌이 등장하는 게임은 군국주의를 미화하는 것으로 여겨질 수 있다는 설명이 들어있다. 종교와 관련해서는 십자가나 만자무늬 등을 사용하는 것에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중국 내 게임 허가를 담당하는 국가신문출판서 등 관련 기관은 앞서 게임업체 관계자들을 소집해 비슷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국가신문출판서 등은 지난 8일 업계 관계자들에게 “잘못된 가치관이 들어 있거나 음란하고 잔인한 내용을 엄금하며 여성스러운 남성과 동성애 소재 등의 불량 문화를 배격해야 한다”는 방침을 전했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게임협회를 통해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계속해서 게임 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함에 따라 한국을 비롯한 해외 게임업체의 중국 시장 진출도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중국은 2017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사태 이후 한국 게임에 허가를 내주지 않다가 지난해 말부터 일부를 허가했다. 하지만 매달 80∼100건씩 이뤄지던 중국 국내 판호 발급도 지난달부터 모두 중단된 상태며, 이후 판호 발급이 재개돼도 강화된 심사 기준을 뚫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베이징|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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