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조용원 국무위 진입..'국무위 체제' 대외 행보 본격화 가능성

서재준 기자 2021. 9. 30.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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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최측근 입지 재확인 '중국통' 김성남도 새로 국무위에
평창 동계올림픽 등 '비선 접촉' 관여한 맹경일 등장도 주목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은 전날인 29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5차 회의 2일 회의에서 인사를 단행했다고 30일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김여정 당 부부장이 국무위원회 위원으로 보선됐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서재준 기자 = 북한이 29일 단행, 30일 발표한 국무위원회 인선에서 주목할 점은 조용원 당 비서와 김여정 당 부부장의 국무위 입성이다.

이들의 정치적 입지를 생각하면 국무위 입성은 이상할 것은 없는 일이다. 조용원은 노동당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정치국의 상무위원과 당 비서직을 겸임하고 있다. 김여정 부부장은 '백두혈통'으로 북한의 대외 사안을 총괄하고 있다.

그런데 김정은 총비서가 가장 내밀한 이야기를 하는 이들이 국무위에 입성한 것은 국무위가 최고인민회의 5차 회의 이후로 '할 일'이 많아졌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이날 이들과 함께 국무위 자리를 받은 다른 인사들은 지난 1월 최고인민회의 14기 4차 회의 이후 이뤄진 당 내 인선의 결과를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세대교체 차원에서 은퇴한 박봉주 전 내각총리가 맡았던 국무위 부위원장을 김덕훈 내각총리가, 지난 6월 이후 실각한 리병철의 자리를 박정천 당 비서가 채우는 식이다.

표면적으로는 당 조직지도부장인 김재룡이 비운 국무위 위원 자리를 당 조직비서인 조용원이,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비운 자리를 대외총괄인 김여정 부부장이 채운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인물의 급과 격 차원에서, 이들에 대한 인선은 다른 인선과 같은 맥락으로 보긴 어렵다.

일각에서는 김 총비서의 최측근 인사들인 이들이 김 총비서의 육성 대외 메시지가 대대적으로 표출된 이번 최고인민회의를 계기로 등장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비록 관계개선의 강력한 선결 조건을 내세웠지만, 일단 남북 통신연락선의 복구 의사를 밝힌 김 총비서의 대외 메시지로 인해 북한의 대외 행보 재개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비록 얼굴을 마주 보는 외교가 재개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으나, 북한이 최고지도자의 입장을 천명한 만큼 비핵화 협상의 재개를 향한 외교가 활발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러한 가운데 김 총비서가 가장 심도 있는 논의를 할 인사들이 국무위에 입성한 것은, 그가 지난 2018년부터 시작한 정상외교에서 국무위원장 직책을 앞세웠던 것과 연관이 있어 보인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한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은 전날인 29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5차 회의 2일 회의에서 인사를 단행했다고 30일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조용원 당 조직비서는 국무위원회 위원으로 보선됐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지난해부터 자력갱생 기조 하에 당에 대한 결속 중심의 국정을 운영한 김 총비서는 올해 1월 당 대회에서 '총비서'직에 오르며 당 중심의 국정 운영 기조를 더 부각했다. 조용원 비서도 당 대회를 계기로 정치국 상무위원직에 오르며 김 총비서를 보좌했다.

그랬던 그가 국무위원회의 인선이 결정되는 최고인민회의 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통해 대대적인 대외 입장을 밝히고, 국정 운영에 결정적으로 기여하는 최측근 인사들을 국무위에 입성시킨 것은 예사롭지 않은 조치로 보인다.

대외 사안 관련 인사 중 중국통인 김성남 당 국제부장도 외교라인 인사로 새로 국무위 위원에 올랐다. 올해 북중 밀착을 강조하고 있는 북한의 외교 기조와 맞물린 행보다.

지난 7월 이후 주요 정치적 행사에서 모습을 감췄던 리선권 외무상 역시 이번 최고인민회의 회의를 통해 오랜만에 모습을 보이며 건재한 모습을 보였다. 북한의 대외 행보와 관련된 또 하나의 유의미한 행보라고 할 수 있다.

최선희 제1부상은 이번 인선으로 국무위에서 물러났으나 '실각'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국정원은 최 제1부상이 김여정 부부장과 함께 대미 관련 업무를 챙기고 있다는 분석을 제기하기도 했다.

북한이 대남 라인의 '공석'도 채웠을지가 주목되기도 한다. 북한은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 맹경일을 새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에 임명했다.

맹경일은 과거 남북 회담에도 수차례 나선 통일전선부 소속의 대남라인 인사로, 지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전후의 남북미 '비선 소통'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당시 통일전선부 부부장으로 파악됐으나, 이후 최근까지도 공식적인 직책이 확인되지 않는 등 공식석상에서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김 총비서의 최측근 인사, 대외 사안 관련 인사들이 부각된 이번 인선에서 그의 이름까지 등장하자 일각에서는 맹경일이 한동안 공석이던 대남 대화기구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에 임명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한다.

조평통은 김여정 부부장이 지난 3월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반발하며 '폐지' 가능성까지 언급한 조직이다. 만일 이번 최고인민회의를 계기로 조평통의 건재가 확인된다면, 남북 대화의 가능성도 조금은 더 높아진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

seojiba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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