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워싱 우려"..탄중위 떠나는 민간위원들

최우리 2021. 9. 30.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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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청년·종교계까지 '2050 탄소중립위원회' 민간위원들이 연이어 사퇴하고 있다.

종교계 민간위원들이 사퇴한 이유는 다음주께 발표될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가 탄소중립녹색성장법에 하한선으로 명시한 '2018년 배출량 기준 35% 감축'보다는 높지만 국제사회와 기후단체에서 요구한 50%보다는 낮은 40%로 정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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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 2030 NDC 40%로 곧 확정
해외 감축 부분 포함돼 있어 갈등 예상
50% 이상 요구한 위원들 "그린워싱 우려"
산업부, 2018년 수준의 감축안 제출 논란
백종연 신부(왼쪽부터), 법만 스님, 안홍택 목사, 김선명 교무가 30일 서울 종로구 탄소중립위원회 앞에서 열린 2050 탄소중립위원회 종교위원 사퇴 기자회견에서 사퇴문을 발표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ance@hani.co.kr

청소년·청년·종교계까지 ‘2050 탄소중립위원회’ 민간위원들이 연이어 사퇴하고 있다.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와 탄소중립 시나리오 작업을 총괄 지휘하는 탄중위의 논의 과정이 정부 주도적으로 진행되고 논의 과정이 깊어지지 않는다는 이유가 지배적이다. 다음주께 탄중위는 2030 NDC 안을 확정할 예정인데, 민간위원 77명의 합의도 이끌어내지 못할 만큼 사회적 합의를 이루지 못한 NDC 목표가 결정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김선명 교무(원불교)·백종연 신부(천주교)·법만 스님(불교 조계종)·안홍택 목사(개신교) 탄소중립위원회 국민분과 위원 4인은 30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위원직을 사퇴한다고 알렸다. 이들은 지난 4개월여의 활동을 하며 “제출 시한에 쫓기며 준비되고 있는 2050 시나리오와 2030 NDC 안이 특정 분야의 이해관계나 과도한 고려로 인해 탄소중립이라는 근본 목적에 충분하지 않은 수준으로 만들어지고 있어 그린워싱 또는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도구로 이용되는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정부 부처에서 준비한 애용과 오가는 의견을 들으며 탄소중립으로 향하는 길을 가로막는 거대한 벽 앞에 서 있는 듯 했다”며 “정부 초안 이후 의견 수렴을 거쳐 40%로 상향된 NDC 안에 관한 언급이 이제 나오고 있다. 이마저도 국내 감축분을 그대로 유지하고 해외 감축분을 통해 달성하려는 세부안을 포함한다면 문제가 있는 계획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종교계 민간위원들이 사퇴한 이유는 다음주께 발표될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가 탄소중립녹색성장법에 하한선으로 명시한 ‘2018년 배출량 기준 35% 감축’보다는 높지만 국제사회와 기후단체에서 요구한 50%보다는 낮은 40%로 정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국내서 부담하는 감축 비율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는지를 놓고 부처·탄중위 내부에서 계속 힘겨루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보고한 자료 등을 근거로, “산업부는 2030년 전환(에너지) 부문 감축 목표를 28.5%에서 42.3%(1억5500만톤)로 높였다고 하지만, 2018년 정부가 발표한 감축 목표였던 42.2%(감축량 1억4천만톤)와 차이가 없는 수치”라며 산업부 문건을 공개하기도 했다.

민간위원 사퇴는 위원 중 가장 나이가 적은 오연재 청소년기후행동 활동가(국제협력 분과위원)가 지난달 26일 처음 쏘아올렸다. 이달 27일에는 박진미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연구원(녹색생활 분과위원)도 사퇴했다. 두 위원의 사퇴 이유도 유사했다. 오 활동가는 <한겨레> 기고를 통해 “기회의 공정이 제대로 된 기후위기 대응의 논의를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라며 사퇴 이유를 밝혔다. 박 전 위원도 “발언 기회가 적지 않았고 배제당한 경험은 없었다. 다만 타임라인이 너무 빨라서 모두가 만족할 충분한 논의가 되지 못했고 논의의 깊이나 범위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느낌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반면 이들의 사퇴에 대해서 한 탄중위원은 “대형 위원회에서는 각자 자기 역할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안에서 열심히 부처와 다른 의견을 내기 위해 노력하는 위원들도 있다”고 말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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