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조금만 아파도 '빅5' 병원?..종합병원 외래 환자 10년 새 30% 늘어
[경향신문]
간단한 통원 치료를 요하는 환자가 대학병원 등 대형종합병원을 이용하는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수도권에 거주하는 환자들도 수도권의 주요 상급 종합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등 의료 서비스의 ‘수도권 종합병원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일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상급 종합병원 42곳의 전체 의료기관 진료비 점유율은 28.2%(15조5000억원)로 지난 2010년(25.8%, 7조원)에 비해 2.4%포인트 증가했다. 일반 종합병원 319곳의 진료비 점유율도 같은 기간 23.8%(6조4000억원)에서 27%(14조9000억원)로 3.2%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의원급 의료기관 3만3115곳의 진료비 점유율은 2010년 35.5%(9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30.8%(16조9000억원)으로 10년새 4.8%포인트 감소했다.
특히 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수술 치료 등을 중점적으로 제공해야 하는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의 외래 환자 방문 규모가 크게 늘었다. 김 의원이 복지부로부터 받은 ‘의료기관 종별 외래 내원일 수 및 입원일 수 점유율 추이’ 자료를 보면 상급 종합병원의 지난 10년간(2010~2020년) 외래 환자 내원일 수 증가율은 19%, 종합병원의 외래 환자 내원일 수 증가율은 29%로 각각 병원 종류별 환자 입원일 수 증가율(12%, 7%)보다 더 높았다. 반면 의원급 의료기관의 외래 환자 내원일 수는 지난 10년간 8% 가량 줄었다.
비수도권 환자가 수도권의 주요 상급 종합병원에 내원하는 등 의료 이용의 수도권 편중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지난 10년간 수도권 상급 종합병원의 비수도권 환자 비율은 외래 환자와 입원 환자 모두 각각 3.2%포인트, 4.1%포인트씩 증가했다. 이 중에서도 서울의 ‘빅5’ 병원(서울대병원·신촌세브란스병원·삼성서울병원·서울아산병원·서울성모병원)’의 비수도권지역 외래 및 입원 환자 비율은 10년 동안 각 5%포인트, 5.5%포인트 늘었다.
정형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정책위원장은 “의료서비스가 필요 중심으로 공급되지 않고 경제적 능력을 기반으로 한 욕구 중심으로 공급되고 있다”며 “지역사회의 1차 의료가 부재하다시피 한 상황이 지속되면 동네 의원들은 생존을 위해 클리닉 중심의 상업적 의료를 더 제공하는 등 의원급 의료기관의 서비스 질이 더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상급종합병원 및 서울·수도권 위주의 의료서비스 집중은 결국 환자 개인의 상황에 맞는 적정 의료를 제공하지 못하고 지속가능한 의료체계를 보장할 수 없다”며 “의료전달체계의 조속한 개편을 통해 의료기관 종별 기능과 역할을 재정립해 의료 이용의 비효율성과 진료 왜곡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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