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전제조건..치료제 개발에 승부거는 국내 제약사들

김명지 기자 2021. 9. 30.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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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근당, 코로나19 치료제 우크라이나 임상 3상 승인
종근당 효종연구소에서 한 연구원이 약효를 높일 화합물을 합성하고 있다. 종근당은 연구 개발(R&D)에 투자를 집중해 세계시장을 대상으로 기존에 없던 새로운 신약을 개발하는 데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정부가 10월 말 11월 초를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 정책 전환 시점으로 명시한 가운데, 제약⋅바이오업계에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이르면 다음달부터 확진자가 아닌 위중증 환자 및 사망률 중심으로 방역 체계를 개편되면, 경증 환자가 위중증 및 사망으로 가지 않도록 막는 치료제 확보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셀트리온의 ‘렉키로나’에 이어 국산 2호 코로나19 치료제가 곧 나올 지 주목된다.

30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 등장으로 한동안 뜸했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종근당(185750)은 이날 우크라이나 보건부로부터 자사가 개발하는 코로나19 치료제(CKD-314, 나파벨탄)’의 임상 3상 계획을 승인 받았다고 밝혔다.

이번 임상은 지난 4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 받은 나파벨탄의 임상 3상 계획에 따른 것으로, 국내를 비롯해 8개국에서 진행되는 글로벌 임상의 첫 해외 승인이다. 국내 임상은 7월 칠곡경북대병원에서 첫 환자를 등록한 데 이어 총 14개 기관에서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종근당은 앞서 무보증 전환사채로 조달한 1000억원 가운데 250억원을 나파벨탄 연구에 사용한다고 최근 공시하기도 했다. 작년 하반기 정부 지원을 받아 치료제 개발에 돌입한 종근당은 러시아 임상 2상을 거쳐 올해 3월 조건부 허가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청했으나 한 차례 반려됐다.

당시 검증 자문단은 치료제의 추가 효능 임상이 필요하다고 했다. 지난 4월 글로벌 임상 3상 계획을 승인받아 임상 대상자를 모집 중이다. 종근당은 250억원 가운데 60억은 임상 3상에 190억원은 연구개발에 쓸 계획이다.

대웅제약은 오는 10월 ‘먹는 코로나 치료제’ 후보물질(DWJ1248, 코비블록) 임상 2b상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대웅제약은 지난 7월 임상2상 결과 내놨으나,임상시험군이 부족해 유효성을 입증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았다.

대웅제약은 이런 지적에 추가 임상을 통해 보완하는 결과를 내놓겠다고 밝혔는데, 그 결과가 3개월만에 나오는 것이다. 대웅제약은 이 결과를 바탕으로 임상3상 진입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약은 하루 3번, 1~2정씩 복용하도록 설계됐다.

이 밖에 국내에서는 ▲신풍제약 ▲부광약품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뉴젠테라퓨텍스 ▲이뮨메드 ▲제넥신 ▲녹십자 ▲샤페론 ▲동화약품 ▲크리스탈지노믹스 ▲엔지켐생명과학 ▲텔콘RF제약 등 총 15곳에서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유럽 루마니아에서 임상을 진행 중인 샤페론을 제외하면 14개의 후보물질(신약개발 6개, 약물재창출 8개)이 현재 국내 임상 중이며, 이 가운데 먹는 치료제를 개발하는 곳만 8곳이다.

올해 2월 셀트리온(068270)이 개발하는 렉키로나가 1호 치료제로 조건부 허가를 받으면서, 치료제 개발에 나섰던 후발주자들은 연구개발(R&D)를 중단하는 분위기였다. 같은 시기 화이자와 모더나 등 글로벌 제약사에서 mRNA(메신저리보핵산) 방식의 백신을 내놓으면서 ‘치료제 보다 백신’이라는 인식도 확산됐다.

그러나 올들어 델타 뮤 등 기존 백신에 내성이 있는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백신을 통해 감염을 막는 집단면역이 사실상 힘들어지면서 치료제의 필요성이 다시 대두됐다. 국내에는 렉키로나가 일찌감치 허가를 받았지만, 정맥주사로 투약하는 형태이다보니 막상 의료 현장에서는 잘 쓰이지 않았다.

코로나 치료제에 대한 해외 수요도 기대할 만하다. 한국은 하루 확진자가 2000명 안팎에서 조절되고 있지만, 미국과 유럽권 등 선진국은 물론 아시아권에서 1만명 안팎의 확진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제약사인 화이자와 MSD가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지만, 한 번 치료에 사용하는 데 약 90만원의 비용이 들기 때문에 저개발 국가에서는 가격 부담이 있다.

정부도 백신은 물론 치료제 개발도 중요하다고 보고 내년 예산 지원 약속했다. 전날(29일) 보건복지부 ‘글로벌 백신 허브화 추진단’은 백신⋅치료제⋅원부자재 개발 기업 대상 온라인 지원 설명회에서 백신 치료제 원부자재 개발 지원에 5000억원 가량을 투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정부는 올해와 내년 코로나19 치료제 구매 예산으로만 362억 원을 편성한 상태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코로나19를 계절 독감처럼 취급하면서,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일상에서도 손쉽게 복용할 수 있는 치료제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국산 치료제 개발도 중요하지만, 글로벌 제약사가 개발한 치료제를 미리 확보하는 노력도 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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