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어디로 사라졌나? 한범덕 충북 청주시장

조준영 기자 2021. 9. 30.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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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범덕 충북 청주시장이 사라졌다.

지역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연일 30명 안팎을 오가는 상황에서 말이다.

외국인 확진자가 폭발하고 깜깜이 감염이 늘고 있는데 80만 청주시민을 대표하는 시장의 존재감을 느낄 수 없다는 말이 공직사회 안팎에서 나온다.

황 서장은 회견을 끝내면서 "며칠째 철야를 해서 정신이 없다. 회견 과정에서 대답이 조금 이상했더라도 양해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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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진자 폭증 속 화물연대 불법집회 일주일째
방역 최고 책임기관 수장 어디에..집회보다는 행사에?
지난 23일 충북 청주시 SPC삼립 청주공장 일원에서 열린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 집회 현장에서 일부 노조원이 식사와 함께 음주를 하고 있다. 해당 장소는 애초 차량이 오가는 도로다. 2021.9.23/© 뉴스1 조준영 기자

(청주=뉴스1) 조준영 기자 = 한범덕 충북 청주시장이 사라졌다. 지역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연일 30명 안팎을 오가는 상황에서 말이다.

외국인 확진자가 폭발하고 깜깜이 감염이 늘고 있는데 80만 청주시민을 대표하는 시장의 존재감을 느낄 수 없다는 말이 공직사회 안팎에서 나온다.

지난 29일 청주시는 하루 종일 혼란스러웠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가 1000명 이상 집결을 예고한 집회 하루 전이다.

당연히 집회 관리 주체인 청주흥덕경찰서에는 비상이 걸렸다. 이례적으로 집회 대응과 관련해 서장이 직접 기자회견을 했다.

황창선 흥덕경찰서장은 "노조와 집회 주최 측은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하는 국민이 많은 만큼 내일 집회를 취소해 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황 서장은 회견을 끝내면서 "며칠째 철야를 해서 정신이 없다. 회견 과정에서 대답이 조금 이상했더라도 양해해 달라"고 말했다. 그만큼 최근 치안상황이 급박했다는 얘기다.

현장에 한범덕 시장은 없었다. 대신 임택수 부시장이 호소문을 낭독했다.

"함께 살자고 요구하면서 공동체를 위험에 빠트리는 행동을 즉시 멈춰주기 바란다."

일견 공감 가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무게감은 떨어졌다. 청주시 방역 최고 책임기관 수장 입에서 나온 말은 아니었기 때문일 테다.

그렇다면 한 시장은 같은 날 더 급한 공무가 있었을까. 청주삼겹살 활성화 연구용역 최종보고회, 6회 청주ON시민 행사에 참석했다. 시가 주관하는 행사야 모두 나름의 의미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시장이 직접 현장에 참여할 만큼 우선순위가 앞서는 행사로 보이지는 않는다.

화물연대가 불법 집회를 시작한 지 벌써 일주일째다. 23~24일, 26~30일 적잖은 시간 동안 흥덕구 일대는 무질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연일 200~300명이 참여하는 집회. 온건한 분위기도 아닌 물리적 충돌이 오가는 강성 집회. 경찰은 연인원 5000명을 동원해 집회 현장을 관리했다.

반면 방역을 책임지는 청주시 역할은 미미했다. '방역수칙 위반에 따른 집회·시위 집합금지 행정 명령 알림'이라고 적힌 A4용지 몇 장 달랑 들고 와 집회 주최 측에 전하는 수준에 그쳤다.

마스크를 벗고 삼삼오오 모여 앉아 술판을 벌이는 화물연대 노조원을 그저 수수방관했다. 일반 시민에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과는 전혀 딴판인 모습이다.

일선 공무원들이 이처럼 소극적인 이유가 뭘까? 방역 컨트롤타워인 지자체의 수장이 무관심하기 때문은 아닐까.

"엄중한 상황 아니에요? 어째 시장은 보이질 않나요." 불법집회 기간 동안 일어난 수많은 무질서 행위에 시달려온 공단 노동자가 내뱉은 쓴 소리다.

한범덕 시장이 현장에 한번이라도 와 봤다면 이런 절실한 밑바닥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었을 것이다.

reas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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